[아! 대한민국-39] 뉴욕 한인교회
[아! 대한민국-39] 뉴욕 한인교회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3.04.0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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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있는 ‘뉴욕 한인교회’는 일제강점기 미동부지역 독립운동의 산실 역할을 했다. 이 교회는 3.1운동 2주년 기념으로 1921년 3월 2일, 서재필 박사를 중심으로 1300여명의 한국인 동포와 친한파 미국인이 모여 개최했던 ‘한인연합대회’를 통하여 탄생했다.

두 차례 거처를 옮긴 끝에 1927년 조병옥, 이용설 등이 주도해 현재의 건물을 사들여 입주했다. 이후 서재필, 이승만, 안익태, 조병옥, 김활란 등 저명한 한국인들이 이곳에 기숙하거나 거쳐가면서 이곳은 아주 자연스럽게 동부지역 독립운동의 거점이 됐다.

올해로 설립 92주년을 맞은 이 교회는 건물이 노후해서 안전문제가 몇 년 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교회 측은 건물의 역사적 의미를 감안해 노무현 정부 시절에 독립운동 사적지 지정을 신청했다고 한다. 교회 곳곳에 남아있는 독립운동유물과 자료를 영구 전시할 기념관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당시의 정부는 난색을 표시했다. 이곳을 거쳐간 독립운동가 중 일부가 뒷날 친일활동을 한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인물들이야 더러 변절했을지언정, 건물이야 예전 그대로라고 한다.

이 교회에는 1849년에 설립된 명품 피아노 제작회사 ‘에머슨’의 피아노도 보관되어 있는데 이는 1930년대 초 안익태 선생이 이곳에 머물 당시 애국가 악상을 떠올리며 쳤던 피아노라는 것이다. 정문 입구에는 1927년 입주 당시 붙였던 현판도 그대로 남아있으며, 서재필∙이승만∙안익태 선생이 열고 닫았던 대문의 문고리도 옛날 그대로 남아있다.

지상 4층, 지하 1층 건물 내부도 대부분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지만 심하게 낡아 대대적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라, 교회 측은 그동안 건물 신축 기금으로 368만 달러를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기금으로는 역사적인 가치를 보존하면서 건물을 리모델링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정부지원이 없다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대문과 현판 등만 따로 떼어내 전시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2013년 안에는 어떤 형태로든 결판이 나야 한다.

미국에서 한인동포 정체성 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미헤리티지재단은 2010년, 이 교회를 ‘한인 이민 사적지’ 1호로 지정했다.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학자들 가운데는 한인뉴욕교회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 더 이상 건물이 훼손되기 전에 뉴욕의 독립기념관으로 복원하는 게 시급하다는 견해를 피력하는 사람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중앙일보 2013년 3월 4일과 9일), 늦었지만 뉴욕 총영사관에서도 관심을 갖고 정부 차원의 재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지상 4층인 교회 건물 가운데 한 개 층 정도를 독립운동기념관으로 정해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는 것이다. 이 뉴욕한인교회가 독립운동 사적지로 과연 재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거니와, 만약 그것이 실현된다면 해외독립운동사가 한층 새롭게 조명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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