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40] 탈, 탈춤
[아! 대한민국-40] 탈, 탈춤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3.04.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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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탈이란 얼굴을 가리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나 단순히 얼굴을 가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본디의 얼굴과는 다른 인물이나 동물, 또는 초자연적인 존재인 신(神)등을 표현하는 조형성과 상징성을 갖는다.

흔히 탈의 기원을 원시공동체 사회의 제의(祭儀)에서 찾는데,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질병과 죽음, 그리고 자연의 위력 앞에서 어떤 상징적인 모습의 탈을 내세우게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애초의 탈은 신앙적인 의미를 지녔을 것이다.

탈을 그 기능에 따라 분류하면 수렵탈, 토템탈, 벽사탈, 의술탈, 영혼탈, 그리고 예능탈로 나눌 수 있다. 탈과 관련한 유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경주에서 발견된 ‘목심칠면’이다. 그리고 ‘하회별신굿탈’과 ‘병산탈’, ‘방상씨탈’역시 오래된 소중한 유물로 남아있다.

각 지역별로 전승되어 내려오고 있는 탈과 탈춤은 북쪽에 ‘북청사자놀이’가 있고, 탈의 고장인 해서(황해도)지방에는 ‘봉산탈춤, ‘강령탈춤’, ‘은율탈춤’이 있으며 중부지방에는 ‘양주별산대놀이’ ‘송파산대놀이’, ‘남사당패 덧뵈기’등이 있고, 경상북도 안동의 ‘하회 별신굿 탈놀이’, 경상남도의 ‘고성 오광대’, ‘통영 오광대’, ‘가산 오광대’등이 있으며, 부산에는 ‘수영 야유’와 ‘동래 야유’가 있다.

위의 것들은 모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전승되어 오고 있는 탈놀이 하나에 탈이 평균 열 다섯개 정도라고 할 때, 이를 모두 합하면 줄잡아 그 수가 3백여개에 달한다.

오래된 유산인 ‘하회탈’의 이름만 해도 가지가지이다. 양반, 부네, 선비, 각시, 초랭이, 할미, 이매. 어떤 것은 그 이름이 생소하기도 하지만, 실제 탈을 걸어놓고 이름과 견주어 보면 참으로 그 이름에 딱 맞는 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 지방의 탈놀이를 놓고 보더라도 그 탈들은 착하고, 약하고, 비겁하고, 용감하고, 악한 인간사회의 면면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풍물패의 뒤를 따르는 ‘양반광대놀이’는 바로 원초적 탈놀이의 흔적이자 그 발전적 과정을 잘 대변하고 있다. 정해진 대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새롭게 창작되어 그때 그때의 사회현실을 풍자, 질타하고 있다. 민중의 직설적 의지를 가장 리얼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이 ‘양반광대놀이’이다.

탈놀이의 탈에서 많이 나오는 이름 ‘샌님’은 양반이다. ‘취발이’는 힘센 놈이다. ‘말뚝이’는 샌님의 종이다. ‘막중’은 파계승이다. ‘영노’는 그저 무엇이든지 먹어치우는 불가사리다. 양반만 보면 침을 삼킨다. ‘홍백가’는 한쪽은 붉고 한쪽은 흰,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다.

지금도 각 마을의 풍물놀이에는 옛날의 양반과 초랭이, 포수가 등장하여 오늘의 타락한 인간상과 잘못된 권력의 횡포를 풍자하고 희화화한다. 극복해야 할 오늘의 현실을 고발하는 ‘사회극’으로서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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