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엑스포 아저씨’를 아시나요?
‘상하이엑스포 아저씨’를 아시나요?
  • 최영석 특파원
  • 승인 2010.10.06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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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엑스포 단지 안전 책임진 안보팀 주롱(朱榮)씨

 
한국기업연합관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커다랗고 두꺼운, 마치 백과사전 같은 엑스포 책자 한 권을 가슴에 끌어안고요. 그 책자를 열어보니 곳곳에 각 전시관의 스탬프와 관장의 자필 사인이 보입니다.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지고 한국기업관을 찾으셨을까요? 엑스포를 향한 열정으로 무장하신 ‘엑스포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엑스포 단지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안보팀 직원 주롱(朱榮)입니다. 그저 엑스포가 좋아서 휴일을 모두 쏟아부어 하루가 멀다 하고 뛰어다니고 있답니다. 각 관을 돌며 스탬프와 관장님의 사인을 모으고 있어요.

Q. 우와. 쉽지 않은 일일 텐데요. 많이 모으셨나요?
- 국가관, 기업관을 모두 합해 스탬프는 300여개, 관장의 자필 사인은 100여 개를 모았어요. 개관 초부터 엑스포에서 일했지만 이렇게 개인적으로 수집을 시작한건 8월부터에요. 벌써 엑스포가 끝나간다는 게 정말 아쉽네요. 남은 한 달, 아자아자 더 힘내서 끝까지 하려고요!

Q. 대단하시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관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카타르관이 굉장히 좋았어요! 관장님뿐만 아니라 부관장님까지 나와 사인을 해주셔서 정말 감동이었어요. 어찌나 열성적으로 응원해 주시던지... 아주 큰 힘이 되었어요. 그리고 여기 한국기업관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관장님께서 아주 멋지고 뜻 깊은 일이라며 저에게 큰 용기를 북돋아 주셨어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스탬프와 사인을 모으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많을 텐데요.
- 곤란한 일도 많지요. 거절도 여러 번 당하고, 거절당하면 다시 찾아가기도 했어요. 그런 과정을 거쳐서야 비로소 소중한 스탬프와 사인 하나하나가 모이더라고요. 그리고,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어요. 이것 때문에 가족을 하나도 돌보지 못하고 있거든요. 아내에게도 아이에게도 미안해요. 하지만 제 아내도 이제는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며 격려해주고 엑스포 우표도 직접 모으고 있답니다. 참, 제 아이는 엑스포 배지를 모으고 있어요. 이미 수 천 위안을 들여 300여개를 모았어요. 저 때문에 가족 모두가 엑스포 열성팬이 되었네요. 엑스포만 끝나면 가족여행도 가고, 다시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에요.

Q. 요즘 ‘엑스포 할머니’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 뒤를 이어 ‘엑스포 아저씨’라고 불러드리고 싶네요. 어떠세요?
- 에이. 그건 정말 과찬이에요. 전 단지 상하이 시민으로서 엑스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뿐이에요.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요. 그런 호칭으로 불리고 유명해질 만큼 거창한 사람이 아니라, 엑스포를 특별히 더 사랑하는 평범한 상하이 시민이랍니다.

Q. 이렇게 모은 스탬프와 사인이 담긴 책자는 어떻게 보관하실 계획인가요?
- 제가 열심히 모은 이 자료들을 나중에 상하이 박물관에 기증할 생각이에요. 자손대대로 상하이 엑스포를 기억할 수 있도록요. 또 제가 직접 발로 뛰어 얻은 자료들이 상하이 시민들의 진귀한 추억을 담은 마음의 보물로 남겨졌으면 해요.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 제가 바라는 꿈은 바로 ‘전 세계의 평화’랍니다! 지금 이 상하이 땅에 전 세계의 수많은 국가들이 모여 공통된 주제 아래 하나의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었듯이, 앞으로 지구촌에도 세계인의 마음이 모여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길 바랍니다!

뜨거운 열정으로 엑스포를 누비며 자신만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엑스포 아저씨’. 자칫 훼손될까 스탬프와 사인이 담긴 책자를 그 어떤 것보다 아끼고 소중히 하시는 아저씨를 보며 상하이 엑스포가 남긴 ‘진정한 보물’이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상하이 엑스포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 그것이 바로 어떤 값비싼 보석보다 빛나는 진정한 보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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