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인회장 기(氣) 살리는 세계대회로 만들어야
[사설] 한인회장 기(氣) 살리는 세계대회로 만들어야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6.04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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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재단과 재외공관이 현지 한인회 힘 빼서야

얼마 전 미주상공회의소 총회 참석차 LA를 들렀을 때 배무한 LA한인회장을 만났다. 맨손으로 태평양을 건너간 그는 LA 자바시장에서 ‘청바지’생산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전형적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그는 한인사회에 대한 봉사도 시작했다. LA한인축제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미주 한인사회의 명물인 ‘LA 코리안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는가 하면, 이를 발판으로 LA한인회장을 맡아 한인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자가 LA를 방문했을 때도 그는 노인회관 이전 문제 등으로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런 그가 기자와 대화하는 가운데 거듭 강조하는 부분이 있었다. 한인사회가 화합하고 단결하기 위해서는 한인회가 제대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재외동포재단이나 재외공관에서는 오히려 그렇지 않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재외동포재단이 수만달러를 지원해 개최된 LA의 한 행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LA한인회 같은 단체에는 재단이 1만달러도 안되는 지원금을 배정하면서, LA에 있는 어떤 단체의 행사에는 수만 달러를 배정할 수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 같은 수만달러의 행사자금을 지원하면서도 LA한인회에 단 한번 상의하거나 자문을 구하는 일도 없었다고 했다. 나아가 재외동포재단의 주요인사가 LA로 와서 문제의 행사에 참여하면서도 LA한인회를 들른다든지, LA한인회장한테 연락을 해온 일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 행사의 목적이나 진행을 나무라기보다 동포재단의 일 처리 방식을 문제 삼았다.동포재단이 한국에 앉아서 LA에 있는 이 단체에 얼마, 저 단체에 얼마를 주면서 ‘디바이드 앤드 룰(Devide and Rule)’을 한다고 푸념했다.

이를 통해 한인회가 설 땅이 없도록 만든다는 얘기였다. 동포재단이 이처럼 한인회를 하찮게 생각함에 따라, 사람들은 한인회가 한인사회의 중심에 서 있는 단체가 아니라, 많은 단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재외공관에 대해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LA총영사관도 단체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한인회와 아무런 상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왔을 때만 한인회장을 내세울 뿐, 실제로는 ‘분리통치’의 단맛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배무한 회장은 직선적인 성격이다. 그러다 보니 말이 과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실을 호도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곧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열린다. 재외동포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다. 전 세계 한인사회를 이끄는 한인회장 400여명이 모여서 치르는 세계한인사회 컨퍼런스다.

이 자리에서 배회장이 제기하는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으면 좋겠다. 한인회가 한인사회의 중심에 서도록 하는 논의가 진행됐으면 한다. 세계한인회장 대회는 한인사회를 위해 일하는 한인회장들의 기(氣)와 신명을 살려주는 행사여야 한다. 돌아가 한인사회에 기꺼이 봉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격려하는 대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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