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詩)와 문화는 세계한인사회의 자양분
[칼럼] 시(詩)와 문화는 세계한인사회의 자양분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7.22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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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강남시대 맞아 '시를 쏘라'고 주문하는 사람들

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발행인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라디오에서 귀에 익은 시 귀절이 소개돼 나왔다.얼마전 다녀온 안동에는 이육사 문학기념관이 있었다. 바쁜 길이어서 들르지 못한 게 아쉬웠는데, 라디오에서 우연히 이 시를 접했던 것이다.

얼마전 평창에서는 이효석의 흐드러진 메밀꽃밭을 떠올렸다. 강릉에 가서는 명사십리를 노래한 신사임당의 ‘사친(思親)’이라는 한시도 떠올랐다. 고향집 병풍에 쓰인 귀절이었다. “갈매기는 모래톱에 모였다 헤어지고, 고깃배는 바다 위를 오고 가누나 (沙上白鷗恒聚散, 波頭漁艇每西東 )

다음달이면 다시 찾을 연변에는 윤동주가 기다리고 있다.  “…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시는 노래고 감성이다. 심지어 혁명이라고 하는 말도 나온다. 시가 불화살이 되어 젊은이들의 심장에 꽂히면 세상을 바꾸는 혁명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오간 것은 본지 오픈하우스 뒷풀이때였다.본지는 본사 강남 이전을 알리는 뜻에서 지난 7월17일 본사에서 오픈하우스를 가졌다.

맞춤 시루떡과 음료 등을 놓고 조촐하게 치른 행사였지만, 많은 이들이 참석해서 진심 어린 축하를 했다.
내년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을 맡은 임도재 아프리카중동한인회 총연합회 회장은 본인이 직접 찾아주면서도 또 커다란 축하 화분까지 보내와 본지 사무실을 단번에 ‘아프리카 밀림’으로 만들었다.

임회장과 함께 내년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을 맡은 홍영표 회장도 축하하러 와서 세계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거대 구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전을 축하하는 동양난 화분도 많이 들어왔다.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조남철 국립방송통신대 총장 등 많은 분들의 화분 덕분에 본지 사무실은 갑자기 온실로 바뀐 분위기다.

오픈하우스 행사는 본지 사무실에서 이웃 식당에서의 만찬으로 옮겨갔다가, 다시 호프집과 커피샵으로 갈라져서 뒷풀이행사로 이어졌다. 그 자리에서 좋은 제안과 의견들이 나왔다. 그 중 한가지가 ‘왜 강남에 왔는가, 강남에서 뭘 할 것인가’하는 것이었다.

본지 논설주간을 지낸 탁계석 문화평론가는 이날  다음과 같은 날카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정광윤 전 한국가스공사 감사도 맞장구 쳤다.강남은 한국이 살아서 숨쉬는 곳이다. 현지와 미래가 살아있는 곳이다. 월드코리안신문은 강남시대를 맞아 강남에서 세계를 향해 대포를 쏘아야 한다. 세계 한인사회를 향해 쏘아야 한다. 무엇을 쏠 것인가. 문화를 쏘아야 하고, 시(詩)를 쏘아야 한다. 시는 뜨거움이요, 혁명이라는 게 이날의 논점이었다.

세계 한인사회를 한인사회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의 문화, 우리의 말,우리의 시가 그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본지가 한국의 현재와 미래가 숨쉬는 강남에서, 우리 문화로 세계한인사회의 정체성을 살려나가는데 앞장서라는 게 이날 뒷풀이 참여인사들의 주문이었다.

이런 제언에 힘입어 본지는 강남에서 세계를 향해 시를 쏴보겠다고 발칙하게 생각해본다. ‘동포 명사들이 좋아하는 시’를 연재할 수도 있겠다. 격려와 참여를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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