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46] 수원화성
[아! 대한민국-46] 수원화성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3.07.29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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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은 조선의 제22대 왕인 정조가 수원에 지은 성곽이다. 정조는 어린 시절, 아버지 사도세자가 할아버지 영조가 뒤주에 가두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을 가슴에 새기며 자랐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성장한 정조는 왕위에 오른 뒤 아버지의 무덤을 경기도 화성으로 옮기고 그 무덤 일원을 ‘현륭원’이라 이름지었다. 그 현륭원에 참배하러 갈 때 정조가 묵었던 행궁이 바로 ‘수원화성’이다.

정조는 화성 성곽 공사를 시작하기 전인 1792년 정약용에게 화성성곽을 설계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중국에서 들여와 규장각에 보관해 뒀던 책 한권을 보내주었다. 그 책은 16세기까지의 서양기술을 중국에 소개한 ‘기기도설’이었다. 정약용은 이 책을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거중기와 유형거 그리고 녹로 등을 고안하여 제작하였다.

유형거는 물건을 싣는 수레로, 일반적인 수레 100대로 324일 걸릴 일을 유형거 70대로 164일만에 끝낼 수 있게 되었다. 거중기는 4개의 고정 도르래와 4개의 움직 도르래로 무거운 물건을 쉽게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기기였다. ‘화성성역의궤’에 따르면 거중기를 이용하여 1만 2천근(斤)의 큰 돌을 들어올려 30명의 장정이 한 사람당 넉넉히 400근을 담당했다고 한다.

7200kg의 돌을 1인당 240kg씩 나누어 든 셈이다. 녹로는 고정 도르래를 이용하는 기기이다. 각목으로 네모난 틀을 만들고, 틀의 앞쪽으로 장대 두 개를 비스듬히 세우고 장대 꼭대기에 도르래를 단다. 그리고 나무틀의 뒤쪽에는 얼레를 설치한다. 동아줄을 얼레에 연결하고 줄의 반대쪽에 물건을 달아맨 다음, 얼레를 돌려 줄을 감으면 무거운 물건도 번쩍 들어올릴 수 있었다.

2년 만에 완성된 수원 화성에는 4대문이 있다. 북쪽에는 장안문이, 남쪽에는 팔달문이, 동쪽과 서쪽에는 각각 창룡문과 화서문이 있다. 성문 밖으로는 반원모양의 옹성을 하나 더 만들었다. 이는 외적으로부터 성을 보호하고, 성 내부의 모습을 알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수원화성에는 성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치성(雉城)이라 한다. 마치 꿩처럼 자기 몸을 숨기고 밖을 엿보는 곳이라는 뜻이다. 또 수원화성에는 ‘봉돈’이라는 군사시설이 있다. 나라에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연기를 피워 소식을 전하는 ‘봉수대’와 대포를 쏠 수 있는 ‘돈대’역할을 함께 하는 건물이다.

봉수에 연기 1개가 올라오면 아무 이상이 없다는 뜻이고, 2개는 적이 나타났다는 신호요, 3개는 적이 국경에 접근했다는 뜻, 4개는 적이 국경을 넘었을 때, 5개가 모두 피어오르면 적과의 전쟁이 일어났다는 얘기다.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60세 생신잔치를 수원화성에서 열었다. 수원화성의 행궁은 총 657칸으로 우리나라 행궁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수원의 화성은 설계에서 완성에까지의 전 과정을 낱낱이 의궤에 담아, 담겨놓았다는 점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완벽함이 더욱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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