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만평(三江漫評)-28] 8·15에 개타령이나 해보자
[삼강만평(三江漫評)-28] 8·15에 개타령이나 해보자
  • 정인갑<북경 전 청화대 교수>
  • 승인 2013.08.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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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갑<북경 전 청화대 교수>
금년의 8·15는 심상치 않은 광복절이다. 최근 일본은 자위대의 군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헌법 수정을 망상하고 있다. 이날 종전추모식 강연에서 아베총리는 사상 처음 전쟁에 대한 사과라는 말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렇듯 황당무계하고 음흉한 일본을 대하며 필자는 할 말을 찾지 못하게 되었다.

문득 개와 관계되는 중국어 성어, 속어들이 뇌리에 떠올라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적어 아베에게 선물하련다. 우리 민요에 개타령이 없지만 아베를 대표로 하는 일본의 우익들을 저주하다 신개타령 한 수를 만들어 본다.

‘狼心狗肺낭심구폐(승냥이의 심장, 개의 폐).’ 마음이 가장 음흉하고 악독하며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인간을 형용하는 사자성어이다. 일본이 한국, 대만을 식민지로 만들고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을 침략하며 저지른 죄행을 ‘狼心狗肺’로 형용하여 조금도 과분할 것 없다.

‘狗急跳墻구급조장(미친개가 담장을 뛰어넘다).’ 개는 궁지에 빠지면 발광하여 못하는 짓이 없다는 뜻이다. 2차 대전의 긴요 관두에 일본은 중국의 항일 투쟁을 진압하며 삼광정책(三光政策)을 감행했다. 삼광정책이라 함은 모조리 죽이고(殺光), 모조리 불사르고(燒光), 모조리 약탈했다는(搶光) 것이다. 항일 일군이 나타난 마을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수백 명, 수천 명을 모조리 죽이기까지 하였다. 뿐만 아니라 가장 잔혹한 태평양전쟁을 발동하여 진주만을 공습하였다. 미쳐도 여간 미친 개의 발광이 아니다.

‘落水之狗낙수지구(물에 빠진 개).’ 미친개가 담장을 뛰어넘을 때까지만 해도 꾀나 기세가 있어 보이지만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나? 어느새 뭇 사람들의 몽둥이에게 몰려 물에 빠진 개의 신세를 면치 못한다. 일본은 결국은 세계 반파쇼 전쟁에 패배하고 무조건 투항하는 조약에 사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물에 빠진 개, 이는 모든 악한 자들의 필연적인 말로이다.

‘痛打落水狗통타낙수구(물에 빠진 개를 호되게 족쳐라).’ 위대한 문학가 노신魯迅은 그의 저서에서 물에 빠진 개는 호되게 족치라고 하였다. 언덕에 올라오면 다시 사람을 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물에 빠진 개를 제대로 족치지 못했다. 이것이 우리의 침통한 교훈이다.

2차 대전이 끝나자마자 세계는 냉전체제로 진입하였다. 전승국 미국이나 중국 등은 일본을 패전국으로 취급한 것이 아니라 공산화를 반대하는 급선봉으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본은 자기네가 피해국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각 국에 진 것이 아니라 오로지 미국에 졌으며 이내 미국과 한 편이 되었으니 어찌 보면 전승국으로 둔갑된 셈이다. 침략의 죄행을 승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침략전쟁에서 ‘공로를 세운 영웅’들을 기리기 위하여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기까지 한다. 냉전체제가 물에 빠진 개가 다시 언덕으로 올라와 사람을 물게끔 부추겨 준 셈이다. 이것이 동아시아 안보의 최대 불행의 불씨이다.

‘犬馬之勞견마지로(상전에 개나 말처럼 충성하다).’ 반세기간 일본은 그의 상전을 위해 삽살개 노릇을 충실히 하여 왔다. 그의 상전도 노복에게 의리를 지켜주었으며 사사 건건 많이 두던 해 주었다. 이제는 몸집도 커졌고 살도 찔 대로 찌었다. 개 우리로부터 뛰쳐나가 마구 짖어대고 사람을 물 일만 남았다.

‘狗仗人勢구장인세(개는 주인의 세력을 믿고 으르렁거린다).’ 뒤에 주인이 서있지 않은 개가 짖어대는 것을 보았나? 사람을 물어대는 것을 보았나? 있을 수 없는 짓이다. 개는 주인의 세력을 믿고 행세하는 법이다. 일본은 세계 초대강국 미국을 등에 업고 있으니 겁날 것 없다.

중국이 급성장하여 G2국의 하나로 되자 세계는 미중대결구도로 변해가는 듯하다. 그저 사람을 물 정도의 개를 빨리 사냥개, 경찰견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중국을 견제하는 힘으로 활용하여야 한다고 미국의 전략가들은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베 등이 제아무리 발광해도 미국은 줄곧 침묵을 지키고 있다. 동북아 안보의 관건은 미국에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일본이 미국의 이익에 불필요한 존재로 변할 날이 오며 그때 가면 미국이 일본을 외면하게 된다. 이는 사회발전 규율에 의해 유도해낸 철학적 결론이다.

‘犬兎俱斃견토구폐(겨루던 쌍방이 함께 망하다).’지금의 한국, 중국이 100년 전의 한국, 중국이 아니다. 일본이 아무리 재무장하더라도 중국, 한국을 수반으로 하는 아시아 각국과 게임이 안 된다. 미국이 뒷심이 되어준대도 한계가 있을 것이며 자칫 겨루던 쌍방이 함께 손해만 보게 된다. 그러므로 동북아 나아가서 세계의 안보는 평화 공존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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