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한인회장은 얼마만큼 자기의 돈을 써야 하나?
[수첩] 한인회장은 얼마만큼 자기의 돈을 써야 하나?
  • 연운항=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9.1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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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쓰면 비난받기 일쑤...기발한 해법은 없을까?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세계 한인단체들이 당면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최근 중국 화동연합회 모임에 다녀오면서 새삼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다.

화동연합회는 상해 강소성 절강성 안휘성에 있는 한국인회, 한국상회 연합회다. 지역 한인회장들이 현지 진출기업들을 대표하는 한국상회 회장도 겸하고 있어서 이들이 모이면 한국인회와 한국상회 회의가 동시에 열린다.

이번에 열린 화동연합회 3/4분기 정기총회에서는 연합회 정관개정안과 연합회 수익사업건이 주요안건이었다. 화동연합회는 연합회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석 특판사업을 했다. 지역 한인회들로부터 추천 받은 회원사 제품을 추석선물로 대량 판매해서 판매대금의 일부를 수익금으로 받은 형태였다.

지난 두달간의 판매결과를 두고 평가가 엇갈렸다. 호응이 적었다는 주장도 나왔고, 시작치고는 성공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회의에 참가한 화동연합회 소속의 회장들은 오는 설 명절때는 규모를 보다 확대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인회는 봉사단체다. 이같은 봉사 단체가 특정 회사의 물건을 판매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두고 왈가왈부 할 수는 있다. 왜 이 회원사의 제품은 안되고 저 회사의 제품은 되느냐고 시비를 걸 소지도 있다. 특히 회원사들이 서로 중복된 제품들을 갖고 있을 경우에 위험이 더욱 높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담가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화동연합회의 수익사업은 의미가 있고, 남들이 지켜보는 시범케이스가 된다. 잘 하면 다른 지역의 한인단체들이 따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모임이 열린 연운항에서는 중국 권역별 연합회 회장들의 모임도 열렸다. 중국에는 동북3성 화북 산동 화동 중서부 화남의 6개 권역별 연합회가 있다. 이들 연합회장들이 화동연합회가 열리는 연운항에서 연합회장 모임을 개최한 것이다.

이날 연합회장 회의에서도 ‘돈’이 화제가 됐다. 중앙에 납부해야 할 연합회비를 내지 말자는 논의가 심도있게 진행된 것이다. 납부 거부의 이유는 중앙회의 활동 저조였다. 중앙회장이 단체 운영을 위해 자신의 돈을 많이 써야 하는데, 그보다는 회비만 독촉해 거부한다는 얘기였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회장이 안 쓰는데 왜 우리가 쓰냐는 것이었다.

이런 얘기를 듣고 씁쓸하게 귀국하는 길에 미국의 미주총연 소식도 이메일로 들어왔다. 미주총연 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일부 회장들이 이메일로 회원들한테 여러 차례 보낸 당시의 불만이 주된 내용이었다. 취임식 참석차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까지 갔는데, 공항 픽업비용은 물론이고, 호텔비와 아침 식사비용까지 각자가 부담하도록 했다는 내용이었다. 주최측은 취임식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체재비용과 공항픽업 비용을 스스로 해결하라는 내용을 사전통지 않았다는 비난도 들어있었다.

한인단체 회장은 어디까지 돈을 내야 할까?  “한인회장이란 일을 해서 돈이 남으면 그 돈은 한인회 몫이지만, 모자라면 자신의 돈으로 메워야 합니다.” 화동연합회에 참석한 회장들이 연운항 개발구를 시찰하면서 털어놓은 말이다. 화동연합회가 연합회 수익사업에 신경을 쓰는 것도,  연합회 소속 일부 회장들이 연합회 수익사업보다는 지역한인회 수익사업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 아닐까? 

바람직한 해법은 없을까? 단체마다 제각기 수익사업에 관심을 쏟아야 할까?  아니면 한국정부에  손을 벌리는 게 바람직한 해법일까? 세계 한인단체가 현상금을 내걸고라도 한번 기발한 해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연운항 쉬웨이신구 청사를 둘러보는 화동연합회 소속 지역한인회장단
연운항 신구 항만 개발지역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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