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멕시코 한인사회, 현지에서 배척당해서는 안된다
[칼럼] 멕시코 한인사회, 현지에서 배척당해서는 안된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9.2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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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에 실린 경고 무시해선 안돼... 나눔과 봉사가 필요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한인들이 멕시코에서 배척받고 있다는 뉴욕타임즈 기사를 접한 것은 멕시코 한인후손들의 추석행사를 본지에 소개한 직후였다.

추석날인 9월19일 멕시코 한인회관에서는 추석맞이 행사가 열렸다. 멕시코 한인후손회가 주최하고, 멕시코한인회와 멕시코대사관의 후원한 행사였다. 우리의 전통제사를 재현하고 윷놀이와 사물놀이도 펼쳐졌다면서 멕시코한인회 손정옥 회장이 카카오톡으로 사진과 캡션 문구를 보내왔던 것이다.

멕시코는 미주지역으로의 근대 이민이 시작된 나라다. 1905년 한인 이민자 1033명을 태우고 제물포항을 떠난 배가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도착한 게 우리  미주 이민사의 시작이었다. 이때 떠난 이들의 후손들이 빠르게는 6대까지 태어났다고 한다. 이들 후손회가 주체가 되고 한인회가 응원해 열린 추석 모임을 본지에 소개한 직후에 뉴욕타임즈 기사를 접했던 것이다.

뉴욕타임즈의 기사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읽었다. ‘이제는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라 멕시칸 드림’이라는 제목이었다. 클릭 수도 높은 기사였다.

“경제적 고통으로 그간 수백만명을 북쪽(미국)으로 쫓아내보냈던 멕시코가 차츰 유입이민자들의 목적지가 바뀌고 있다. 멕시코로 유입된 이민자수는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에 2배로 증가했다.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 같은 광범한 변화와 함께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렇게 시작하는 기사는 세계 경제의 변화로 멕시코가 제조업에서 경쟁력 있는 국가로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에서의 임금상승과 물류비용의 증가로 인해 멕시코에서 제조해서 미국 시장으로 내보내는 게 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취업비자로 일하는 미국인은 2009년 6만 명에서 2012년 7만 명으로 늘어났고, 2005년 이후 미국에서 태어난 2세로 멕시코에 돌아온 숫자만 35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외국인들의 거주비자 신청률도 지난해 11월 이후 10%가 늘어났다고 기사는 소개했다. 이주의 물결은 재무 관련 학위를 따려는 프랑스 유학생, 기업 인턴십을 하는 한국 젊은이, 스페인의 영화 제작자, 일본의 자동차회사 임원, 미국의 기업가, 중남미의 노동자 등 계층별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젊은이의 말을 인용해 “여기엔 에너지가 넘친다. 무엇이든 가능한 곳이라는 느낌이 드든다”고 소개한 기사는 “미국에 간 이민자들이 가족 친지들에게 거액의 송금을 하고 있고 내국인들은 음식과 가전제품을 사기 위해 미국계 할인매장 코스트코에 몰리고 있다. 축구대표팀엔 두 명의 아르헨티나출신 선수가 있는 등 외국인을 배척하는 풍토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현지의 활기를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멕시코에서 한국인들이 배척받는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 멕시코의 이민자 수는 멕시코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다. 400만 명이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 인구조사 결과는 100만 명으로 집계된다. 미국의 외국인 비율은 13%인 반면 멕시코는 1% 수준이다.

멕시코인들은 외국인들을 대체로 경원시한다고 소개한 뉴욕타임즈는 “한국인들은 종종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위협을 받기도 한다”면서 외국인들이 치안 문제와 혐오 범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왜 한국인만 거론했을까? 중국과 일본, 베트남, 인도 등 많은 아시아국가들의 이민자들이 있을 터인데도, 이들은 배척당하지 않는다는 말일까?

우리는 21년전인 1992년 4.29일 LA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이 세계 어디서도 재현되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현지 한인사회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해외 우리 공관도 이 같은 노력을 적극 도와야 한다.

한인사회가 현지 주류사회와 어울리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나눔과 봉사다. 불우이웃들을 도와주고, 주변을 청소하는 등 간단한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멕시코 한인사회는 뉴욕타임즈가 보낸 짧은 ‘경고’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다른 지역 한인사회도 강건너 불구경해서는 안될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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