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터뷰] 정상기 주대만대표부 대사
[현지인터뷰] 정상기 주대만대표부 대사
  • 타이완=이종환 기자
  • 승인 2013.10.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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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문화교류가 교민사회 발전에 도움"

정상기 주대만대표부 대사
타이베이 시내 중심에는 고(故) 장개석 총통의 거대한 기념관이 서 있다. 중정(中正)기념당이다. 중정은 장개석 총통의 아호.  기념관 입구에 들어가면 두폭의 그림이 벽 양쪽을 장식하고 있다. 중국의 국부(國父) 손문(孫文)이 광저우 황포군관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그림과 중화민국을 세운 장개석 총통이 북벌(北伐)을 시작할 때의 그림이다.

"김구 선생의 모습이 저기 보이지요. " 한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던 가이드가 그림을 가리킨다.  황포군관학교 때의 사진이라고 한다. 대만 화가 량진우(糧君午)의 작품. 안내표지에 인물 설명이 없는 게 아쉽다.  전시실을 돌다 보면 이 그림의 원본이 되는 흑백사진도 걸려있다. 안경 낀 선생의 젊은 시절 모습이다.

또 다른 전시실에는 박정희 대통령의사진도 있다. 1966년 대만을 국빈방문했을 때의 사진이다.  박정희 대통령과 장개석 총통은 닮은 꼴이다. 경제건설에 매달린 개발독재 끝에 나라를 아시아의 용으로 만들어 선진국으로 진입시켰다. 이 때문인지 대만 중심부에는 장개석 총통을 기리는 거대한 중정기념관이 건립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이 없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우리는 1992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는 단교했습니다. 이때문에 교민사회에 어려움이 큽니다. 정상적인 외교관계가 아니잖아요.”

정상기 주대만대표부 대사의 말이다.정대사도 공식 직함은 주대만대표부 대표다. 정대사를 만난 것은 9월30일. LA한인축제에 참여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타이베이를 들렀던 것이다. 정대사는 2011년 9월에 대만에 부임했다. 그후 2년동안  한-대만 관계 활성화는 물론 교민사회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서도 애를 써왔다는 평가다.

“교민사회를 대표하던 한교협회 회장을 재신임하는 과정에서 물의가 있었습니다.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항의가 제기돼 대만 민정부가 정부 등록단체 자격을 정지시켰습니다. 그게 2011년 9월의 일이었습니다.”한교협회는 30년 이전 대만에 이주한 교민들이 중심이 됐다고 한다. 

“노인대학(경로당의 별칭)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우리 노인들이 내 손을 잡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우리 신문도 구독하기 어렵고, 눈이 어두워 3년마다 하는 거류증 갱신 서류 작성도 어렵다고 말이지요.”

정대사는 한인회가 제대로 활동하면, 이런 일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인회 정상화를 적극 지원했다고 한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40대와 50대 교민 경제인들이 주축이 돼 준비위를 발족시키고, 대만정부가 요구하는 각종 절차를 밟아 오는 12월 발족식을 갖기로 했다는 것이다.

대만에는 4천여명의 교민이 있다. 타이베이에 절반, 타이중과 카오슝에 절반 정도가 있다고 한다. “대만 교민사회에는 미주동포와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영주권 제도가 없어서, 성인이 되면 스스로 거류권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만에 있는 부모와 헤어져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지요.” 외교관계가 없다는 점이 어려움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주동포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따는 문제와 자녀를 잘 교육시켜 의사나 변호사를 만드는 문제, 좋은 집을 장만하는 문제가 주된 관심사이지요. 반면 대만은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거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관심사에 속합니다.”

외교부에 들어가 대만에서 첫 외교관생활을 했다는 정대사는 샌프란시스코총영사도 지내 미주동포 사정에 대해서도 훤하게 꿰고 있다. 그는 또 국립국제교육원장도 지내면서 해외동포들의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남다른 식견을 자랑한다.한국과 대만의 교역이 늘고 경제관계가 긴밀화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향후 한-대만의 민간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우리 교민사회를 위해 국교가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그때까지 교민사회와 우리 공관이 힘을 모아서 어려움들을 풀어나가야지요.”

 

1966년 대만을 국빈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왼쪽)과 장개석 총통

중산기념당 입구의 그림. 왼쪽이 김구선생.

황포군관학교의 사진

중산기념당의 장개석 총통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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