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누굴까
본 듯한 얼굴이다
석기시대 유물 같은 사진첩 깊은 곳에
고화처럼 끼여 있는
화석 한 장 발견 한다
누렇게 탈색된 채 묻혀있던 돌 사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곰곰이 살펴본다
이방인처럼 달라진
낮선 목골이지만
동일한 유전자임을 이내 알아차린다
실물과 대조하며 손끝으로 확인한 후
풍화작용에 멀어진 간격
단번에 당겨 놓고도
일생의 시작이
딴판으로 보인다.
이용대 제3시집 “바위도 꽃을 피운다” 의 41쪽에서
아주 오랜만에 사진첩을 열었다. 문득 돌 사진을 발견했다. 분명 자기인데 본인 같지 않았다. 아무리 살펴봐도 매우 낮 설었다. 이 어린이가 커서 현제의 내가 되었다. 옛날엔 흑백 사진만 있었다. 농어촌에서는 이런 사진 한 장 찍기도 어려웠다. 표면이 변색되어 루루끼리하다. 옷도 흰 목천에 싸구려다. 이 소년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길고 긴 길을 걸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스쳐간 바람이 거셌다. 모습이 변하듯 마음도 많이 달라졌다. 누구나 본인의 돌 사진을 볼 때면 다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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