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한인회관과 한국학교 건립자금 지원한 박정희 전대통령의 선견지명
[수첩] 한인회관과 한국학교 건립자금 지원한 박정희 전대통령의 선견지명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10.20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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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북한보다 못살때였는데도 해외한인사회에 과감한 지원금 보내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최근 미국 LA와 대만을 다녀오면서 한인회관과 한국학교의 부동산 매입문제를 생각해봤다. LA 한인사회가 한인회관을 처음 매입한 것은 1963년이었다고 한다. 당시 LA지역 한인인구는 4천명 정도. 하와이농장 이민 출신과 망명자, 해방후 도미한 유학생들이 주축이었다.

한인사회는 당시 서로 다른 단체와 교회에 가입해 있으면서 반목이 심하던 때였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의 한인사회 리더들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같다. 한인회관 건립을 위해 정파와 당략, 교회를 초월해서 합심했던 것이다.

처음 구입한 한인회관은 당시 한인사회의 중심이던 버논 에비뉴에 있었다. 매입금액은 7만불. 한인사회 리더이던 김호 선생이 1만불, 김형순 선생이 1만불씩 냈으며, 200여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LA영사관도 십시일반 모아서 822불, 주한미군 벤플리트 사령관도 1천불을 보내왔다고 한다. 박정희 당시 국가 최고위원장도 큰 역할을 했다. 박대통령은 건축기금으로 1만2천불을 보내오는 한편, 사재로 1천5백불까지 덧붙여 보냈던 것이다.

이 한인회관은 이후 한인사회가 거주지역이 확대되면서 매각되고, 1975년 새로 매입해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그때도 박정희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LA회관 건립위원회 인사들이 1973년 무역의 날을 맞아 한국에 가서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현지 사정을 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다시 5만불의 한국정부 기금을 희사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박대통령은 동석한 박충훈 당시 무역협회장에게 권유해 무역협회도 10만불의 기부금을 내도록 했다고 한다. 당시 한인회관 매입자금 30만불 가운데 절반을 다시 박정희 대통령이 만들어줬던 것이다.

LA에서 귀국하는 길에 대만을 들렀을 때는 한국학교와 관련된 얘기를 들었다. 지금 대만에는 4천명의 교민들이 살고 있다. 유학생을 빼고 나면 타이베이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1천5백명 내외다. 하지만 타이베이에는 우리 소유로 된 한국학교가 있다. 1962년 박정희 최고위원장이 하사한 5만불의 자금으로 매입한 학교다. 지금은 땅값만 100억원이 넘는 타이베이 중심지의 땅이다.

당시 대만에 있는 우리 교민수도 현재와 별 다를 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면, 박대통령은 엄청난 투자를 한 셈이다. 한국이 북한보다 못살던 시절이었고, 독일에 간 광부와 간호사들을 보면서 대통령도 함께 울던 시절이었다. 그때 대통령의 결단으로 미국 LA의 한인회관도 사도록 돕고, 대만의 한국학교도 사도록 도왔다는 얘기다.

지금 세계 각지의 한인사회에서 가장 큰 현안의 하나가 한인회관 구매다. 또 2세 교육을 위한 한국학교 설립은 발등에 떨어져 있는 불같은 현안이다. 지금 한국은 박정희 대통령이 막 집권하던 1960년대에 비해 엄청나게 잘 살고 있다. 또 해외에 곳곳에 교민사회가 형성돼 있다.

이들 해외 교민사회를 위해 우리 정부는 다시 선견지명을 발휘해보면 어떨까?해외 한인사회에 한인회관과 한국학교가 들어서도록 지원을 대폭 늘려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현지 교민사회가 50% 정도의 기금을 마련하면, 50%를 지원해 한인회관이나 한국학교를 세우는 지원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매칭펀드 비율 50%는 어떤 지역에서는 교민사회에 너무 부담일 수도 있다.

아직 땅값이 비싸지 않은 지역도 있을 것이다. 이런 지역에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한인회관이나 한국학교 부지를 장만해주면 어떨까?  이것이 해외한인사회의 든든한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일뿐 아니라, 우리 정부의 장기적 대외투자 아이템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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