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변기까지 뚫으며 고객 마음 샀죠"
"막힌 변기까지 뚫으며 고객 마음 샀죠"
  • 도창수 기자
  • 승인 2010.10.27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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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걸 3인방의 해외사업 성공 노하우 공개

"미래트렌드까지 예의주시해 사업 아이템을 정하라"

"한국인끼리만 만나지 말고 다른 커뮤니티와 교류하라"

일본, 미국, 호주에서 각각 성공을 이뤄낸 여성 사업가 3인이 26일 경기도 수원시 세계한인경제인대회 행사장에 모였다. 왼쪽부터 이옥순 산옥스 대표, 김클라라 클라라컬렉션 대표, 정경옥 미도우 대표.
"가방이 무겁지 않으냐고요? 습관이 돼서 괜찮아요."

정경옥(57)미도우 대표는 호주에서 광산과 호텔경영으로 한해 약 2억달러(약 2200억원) 매출을 올리는 사업가다. 26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제15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한 그는 큰 가방을 메고 다녔다. 그가 공개한 가방 속에는 노트북 컴퓨터와 서류가 가득했다. 휴대용 USB메모리(4GB)만 8개가 있었다.

"언제 어디서 사업 기회를 만날 지 모르잖아요. 회사 서류파일과 노트북을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이옥순(51) 산옥스 대표는 1994년 아무 연고가 없는 일본으로 가 연매출 12억엔(약 166억원)대의 특수종이 유통 기업을 일궈냈다. 끊임없이 최신 사업 트렌드를 공부하고 부지런함으로 일본인들의 신뢰를 얻어낸 것.

김 클라라(57) 클라라컬렉션 대표는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으로 큰 이윤을 남겼다. 월드옥타(World-OKTA)를 통해 만난 세 여성 사업가들의 해외 사업 성공 노하우를 들어봤다.
 

◆항상 준비하고 도전하라

정경옥 대표는 1980년 호주 유학 시절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호기심이 많아 학생 시절 전공만 세 가지(호텔경영, 회계, 정치학)를 공부했고 인턴을 통해 사회생활도 일찍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자신에게는 활동적인 사업이 맞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첫 시작은 한국에서 넥타이 500개를 가져와 무작정 호주에 있는 대형 유통 매장을 돈 것이었다. 매장 담당자들은 거절하거나, 다른 담당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정 대표는 이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냉담하게 대하는 담당자는 반면교사로 삼고, 예의 바른 담당자는 그분의 태도를 마음에 새겼습니다." 정 대표는 결국 넥타이를 모두 납품했다.

그의 '호기심'은 82년 결혼 후에도 계속됐다. "한인들을 돕는 컨설팅 업체를 만들었는데 컨설팅을 하면서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우기도 했어요. 막힌 변기 뚫는 법까지 즐겁게 배웠습니다."

사업을 통해 번 돈을 당시 활황이던 부동산과 광산에 투자해 큰돈을 벌었다. 얼마 전에는 파푸아뉴기니에 투자한 광산 지분 중 70%를 팔아 약 3000만달러(약 335억원)를 현금화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내일 할 일을 노트북 PC와 아이폰으로 저장하고 잔다"며 "항상 준비하고 도전하다 보면 성과가 온다"고 말했다.

◆트렌드를 공부하고 신뢰를 쌓아라

이옥순 대표는 94년 무작정 일본 유학을 떠나 10개월간 일본어를 공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내가 산 한국이 너무 좁았다"는 생각이 들어 사업으로 일본에 정착해보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4년간 이 대표는 각종 산업 전시회를 빠짐없이 돌았다. 그는 이를 통해 "사업 아이템은 물론 일본 문화 자체를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는 사업 아이템으로 '종이'를 정했다. 종이가 단순 소모품을 넘어 각종 산업에 부품으로 꼭 필요한 요소가 되리라는 미래 흐름을 꿰뚫은 것. 특히 탄소나노튜브 등 다양한 신기술을 종이형태로 제작하는 '특수지'에 그는 주목했다.

보수적인 일본 회사들은 이 대표에게 큰 '벽'이었다. 그는 "직원들과 같이 밤을 새워서라도 납품하는 물건의 품질을 검사하며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결국 하나둘씩 거래처를 확보했고 특수 종이(특수지) 시장도 열리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특수 종이(유리섬유지, 콘덴서용 필름)가 자동차나 태양전지 분야에까지 쓰이게 되면서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를 항상 관리하라

김 클라라 대표는 81년 미국에서 500달러로 남편과 사업을 시작했다. "남편과 원단을 한국이나 중국에서 구해다가 의류로 만들어 백화점 등에 납품했어요. 자본을 모은 다음 91년 당시 유망하던 부동산업을 시작했지요."

2007년 그는 부동산 회사를 매각하고 중저가 골프용 의류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친하게 지내던 유대계 미국인들이 "부동산 시장이 위험할 수 있다"며 경고를 보낸 것. 그 결과 그는 최근 미국 부동산 경기침체를 피하고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새로 시작한 골프용 의류 사업은 시작 단계지만 약 120만달러(13억원) 매출을 내고 있다.

그는 "외국에서 사업하려면 항상 위험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켜놓고 한국인뿐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와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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