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유럽총연의 영화 '독도수비대' 제작지원을 보는 또다른 시각
[수첩] 유럽총연의 영화 '독도수비대' 제작지원을 보는 또다른 시각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4.01.2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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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총연은 총회서 영화제작 지원 결의...제작비는 100억원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유럽총연 총회를 지켜보다 재일민단 신년하례회에 갔던 일을 떠올렸다. 유럽총연은 1월24일부터 26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차기회장 선거를 치러 박종범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이 선거를 마치고 새 임기를 맞은 박회장이 영화 ‘독도수비대’ 제작 지원을 금년도 사업안으로 제안해 통과시켰던 것이다.

영화 ‘독도수비대’는 1950년대의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남북한이 이념대립에서 전쟁으로 치닫고 있을 때 일본이 독도를 노렸다고 한다. 이를 안 33명의 울릉도 청년들이 수비대를 결성해 목숨을 걸고 독도를 지킨 덕분에 지금 독도는 한국이 실효지배를 하는 곳이 됐다는 것이다.

이를 영화로 만들고자 영화감독인 이민용씨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지난 10년간 투자자를 물색해왔다. 하지만 제작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유럽총연을 찾았다고 했다. 이감독은 문화부차관출신인 새누리당의 김장실의원과 민변출신인 민주당 진선미의원과 동행했다. 충북지사 출신인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도 함께 왔으나 유럽총연 총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의원들도 영화 제작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비엔나를 찾았다는 게 유럽총연측의 설명이었다.

유럽총연은 영화 ‘독도수비대’ 지원을 총회 공식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물론 이민용감독이 영화 제작지원을 호소할 수 있도록 총회때 설명시간도 할애했다. 총회에서는 당장 모금해서 영화제작팀에 지원금 일부라도 건네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이 일을 지켜보면서 문득 재일민단 신년회를 떠올렸던 것이다. 민단은 지난 1월9일 동경 뉴오타니호텔에서 신년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늘 그렇듯이 올해도 일본 국회의원 60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이날 한국측에서 간 현역의원은 불과 3명. 황우여 정몽준 의원 등 중진들도 참석예정이었으나 아베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하는 바람에 일본 방문을 보이코트 했다는 것이다. 

한일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것은 이명박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직후부터다. 우리 대통령이 우리 땅에 간 것을 두고, 일본열도가 뒤집힌 것이다. 일본 극우파 인사들은 기다리던 물때를 만난 것같았다. 이들은 가까스로 태동하던 신주쿠 신오쿠보의 한류타운 거리로 몰려들어 ‘한국인 죽여라’는 ‘헤이트스피치’ 데모를 시작했다.

모처럼 불기 시작한 일본내의 한류바람은 이때문에 찬물을 뒤집어썼다. 신주쿠 한류타운을 찾는 일본인들의 발걸음이 줄어들더니 급기야 서울 명동거리에서도 일본 관광객들의 모습이 줄어들었다. 재일동포들도 기업들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일본인 거래처들이 거래를 줄이거나 끊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총연 총회에서 영화 ‘독도수비대’ 공식 지원 결의를 지켜보며 이같은 일본 상황을 떠올린 것이다. 오공태 재일민단 단장의 허탈해하던 얼굴도 오버랩됐다.

한일간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은 결코 강한 충돌을 통해서가 아니다. 한국의 극우와 일본의 극우가 맞붙어서 한일 관계를 개선할 수는 없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양식 있는 다수’가 관계 개선의 주역이다.

일본내에서 자국의 도발적 경향을 경계하는 ‘양식 있는 집단’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일본의 극우파들을 자극하고, 그들이 날뛸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자중해야 하는 이유다.

유럽총연에서 영화 ‘독도수비대’를 제작 지원키로 한 것을 재일민단과 뉴커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좀더 자중해 달라고 말하고 싶지 않을까? 동전에 양면이 있는 것처럼, 영화 ‘독도수비대’에도 이처럼 이면이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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