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단체 회장이 이임식과 취임식을 함께 하기 어려울까? 최근 시드니에서 치러진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장 취임식 행사 기사와 사진을 살피다가 얼핏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양주총연은 지난 1월24일 시드니한인회관에서 대양주총연 회장 취임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동우 호주 캔버라한인회장이 이날 제6대 대 대양주총연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회장이 거주하는 캔버라가 호주의 수도이지만, 호주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 시드니여서 거기서 취임식을 거행한 모양이었다.
호주 톱뉴스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김봉현 주호주한국대사, 이휘진 주시드니총영사, 주양중 민주평통 호주협의회 수석부회장 등 15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는 대양주총연의 전임회장인 정해명, 백낙윤, 정장순 회장 등도 행사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취임 소감에서 “사랑하는 한인동포 사회와 모국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며, “원로세대부터 차세대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총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취임식이 아니라 취임식만 이뤄진 행사였다는 점이다. 이날 행사는 ‘제6대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 이동우 회장 취임’이라 쓴 현수막 아래서 진행됐다. 그래서인지 홍영표 전임 회장은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같은 행사사진을 보면서 지난해 미주총연 이정순 회장 취임식이 떠올랐다. 이정순 회장은 지난해 7월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주총연 회장 취임식을 가졌다. 취임식 직후 미주총연 회원 메일에서는 행사를 비난하고 성토하는 내용도 오갔다.
이정순 회장이 왜 전임인 유진철회장 이임식을 함께 하지 않았느냐는 비난이었다. 유진철 회장은 현지에서 이임식을 갖고 싶었으나 이정순 회장이 초청을 하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고 지적한 내용도 들어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정순회장측의 대답은 달랐다. 유진철 회장에게 행사 진행비용 일부 부담을 전제로 이취임식 동시 행사를 제안했으나, 유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러도 오지 않아서 취임식행사만 치렀다는 것이다.
이취임식 비용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하고 싶지는 않다. 이는 사실 당사자들 양식의 문제다. 하지만 이임식 없는 취임식 행사만 하면 나중에 말이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왜 이임식을 하지 않았을까 억측들이 나돌 수 있다. 이는 회장직 수행을 마치는 사람이나 회장직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에게 다 좋지 않은 일이다.
취임을 하는 사람 역시 언젠가는 이임을 해야 한다. 이것이 불변의 철리다.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이임식과 취임식을 같이 하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취임식만 열린 사진을 보며 언뜻 느낀 단상이다.
대양주총연회장 취임식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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