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와 교민 경제
[기고]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와 교민 경제
  • 박채순<정치학 박사, 아르헨티나 존 에프 케네디 대학
  • 승인 2014.02.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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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경제 위기가 작년 말부터 급격하게 악화되어 전 세계가 아르헨티나 위기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오늘의 위기는 이 정부가 2011년 11월 18일부터 실시한 환율 통제(Cepo)와 무역 정책에서도 기인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또한 현재 아르헨티나 위기의 간접적인 요인 중의 하나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테이퍼링:tapering)나 중국 경기 둔화에도 그 원인을 찾는다고 하며, 브라질의 저성장이 아르헨티나 경제 상황 반전에 걸림돌이라는 의견도 개진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키르츠네르 대통령 내외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이 근본 원인이라고도 진단한다.

아무튼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겠으나 그 현상은 2011년 520억 달러에 달했던 외화보유액이 차츰 줄어 작년 말 300억에 이르렀고, 금년 1월에도 20억 이상이 줄어 1월 말 280억 원으로 급격하게 주는 등 외환 보유고 감소의 문제다. 또한 환율 통제의 문제다. 암 시세가 들썩이자, 정부가 공식 환율을 8페소까지 인상하여 환율에 민감한 기업, 은행과 상인들이 환율에 맞추어 물품 가격을 인상하여 인플레이션 현상이 크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플레이션과 정부의 환율 정책 실패 그리고 재정 적자 등에 의한 회환 보유고 급감이 이 경제 위기의 현상이다. 정부의 환율 방어 조치의 중단에 의한 지난 23일 에 페소화 가치의 12% 하락은 2002년 이래 가장 크게 폭락한 것이다.

금년 30%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해 보인다. 아르헨티나 위기의 파장으로 신흥국인 브라질, 터키, 남아공과 아시아 국가 전반에 금융위기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아르헨티나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나 대통령은 병원에서 퇴원 한 이후 42일 만에 국민 앞에 나와서 그 동안의 정전 사태, 환율문제, 인플레이션, 외환보유고 감소 등의 비상시국에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이 백만 명이 넘는ni ni층(ni estudian ni trabajan: 공부도 일도 하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600페소씩을 지급한다는 선심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쿠바에서 열리는 중남미-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Comunidad de Estados Latinoamericanos y Caribeños)회의에 참가한 후 돌아 와서 두 번째로 취한 조치가 야당이나 금융기관들에 대한 성토와 연금 인상 등 복지 관련 선심 정책을 또 발표한 것이다.

우리 개념으로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내각과 비서진을 소집하고 해결의 열쇠를 가진 국가의 정상들의 협조를 얻어 위기를 극복했으면 한 바램은 공허하기만 하다. 아무튼 정부는 25일 월 7,200페소 이상 소득자들에게 수입의 20% 범위 내에서 정부 공식 환율로 달러를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전 국민의 20% 정도만이 해당된다지만 미화 구입 러시에 다소 제동을 건 효과가 있는 듯 하다. 농업인들 에게는 수출품을 조기에 처분하여 달러를 들여오도록 하고 민간 은행들에게는 외환 보유고 감소 방지를 위한 요구도 한다. 이런 저런 대책으로 최근 뜨거운 날씨가 다소 누그러지듯이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가 한숨을 돌린 게 아닌가 한다.

또 다른 극심한 위기가 현실화 되는가

대통령들이 조기에 하야했던 1989년과 2001년 같은 위기가 다시 반복되는가? 아르헨티나는 10년 주기의 위기가 정말 반복될 것인가? 국내에서 보다 더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세계의 시선 앞에서 아르헨티나는 이 위기를 무사히 잘 넘길 수 있을까가 관심 사항이며 우리의 곤궁한 현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1989년과 2001년 같은 극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당시의 외채 상황이 매우 심각해서 가히 대부분의 국민이 돌아오는 외채 원리금 상환 금액과 날짜를 파악하고 있을 정도였다.

여기 저기 차관 선에 부도를 막기 정부가 좌불안석이었다. 초 인플레이션은 통제 불능이었다. 빈곤층이 국민의 30% 이상을 차지했고 은행에 맡긴 예금도 마음대로 찾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정부가 하는 등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던 시기였다. 급기야 슈퍼 마켓의 약탈 사태가 터지고 공권력에 의한 진압으로 희생자가 나왔던 가히 무정부의 혼란 시기였다.

그러나 현재는 비록 외환 보유고가 부족하긴 하지만 국제기관에 지고 있는 채무가 거의 없고, 원리금 상환에 아직 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물론 악성채무인 브이뜨레나 파리 클럽 등의 채무 조정이 필요하지만 기간이 남아 있거나 협상을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현 시대는 지구촌의 한 국가의 위기를 전 세계 국가에서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못할 상황이다. 그런 연유로 지난24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중인 IMF 부총재가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 폭락 문제를 돕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하고 "IMF 측은 기쁜 마음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브라질 매스컴에서도 아르헨티나 전 관료의 의견에 근거하여 브라질 중앙은행에서 아르헨티나에 30억 불 정도의 차관을 공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파리 클럽에서도 아르헨티나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전해 온다.

이 경제 위기에 대해 자문을 구한 한 경제관료는 아주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이 위기는 일종의 지나가는 여행객(Pasajero)같은 일시적인 것이다”라고 표현을 한다.

또한 컨설팅 회사 클리오의 대표인 프란시스코 레인조(Francisco Rienzo)씨는 한 6개월 내지 1년 정도의 조정 국면을 거치면, 경제가 정상적인 괘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44년 동안 경제 컨설팅을 하는 OJF대표 오를란도 페레레스(Orlando J. Ferreres)씨도 다소 고통을 겪겠지만 전처럼 심각한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낙관하는 원인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필자에게, 필자가 언급 했던 바까 무에르따 지역의 셰일 에너지의 개발을 들었고, 농업 소득 중가를 들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곡물 생산은 약 3천만ha재배 면적에서 1억 톤 이상의 곡물을 생산하고 있는데, 정부와 농업계가 협력만 잘 하면 55%정도의 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곡물을 년 1억 5천5백만 톤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환보유고가 두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는 수량이다.

교민 경제와 대비책

우리 교민들은 지금까지 이곳 아르헨티나에서 거주해오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 노동자 파업, 말비나스 전쟁, 혹독한 군사 독재 정권, 대통령의 조기 하야 등 수많은 역사의 질곡을 몸으로 버티어 왔다. 그러나 알폰신 정부 후의 메넴 정부의 신자유주의와 태환정책에서 많은 교민들이 재산 증식의 기회를 얻었고, 델라루아 대통령 하야 후에 들어선 키르츠네르 대통령 시기의 고도 성장 시에 교민들이 큰 재산을 학보하고 단단한 기반을 잡았던 것이 사실이다.

두 시기 다 극심한 경제 위기를 넘기고 찾아 온 기회였던 것입니다. 단기간의 성과가 어렵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2015년 선거 과정을 걸쳐서 국가 경영에 좀 더 능력 있는 정부가 들어설 것이다.

클린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했듯이 ‘문제는 신뢰’가 아닌가 한다. 일찍이 공자와 자공의 대화에서처럼, 군대도 경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제일 중요한 것이 정부에 대한 신뢰다. 정치인들은 이 신뢰 복구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환경일수록 우리 교민들은 상호 신뢰를 유지하자고 제의한다.

수입상, 도매상, 소매상, 공장 등 한인 사회의 상호간에 나만을 위한 행동을 버리고 함께 한다는 생각을 갖자고 강조하고 싶다. 비록 정부에서는 긴축 정책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소기업, 상업인 들은 스스로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이고 안전하게 사업을 운영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경기의 순환이론이나, 환경의 변화, 에너지와 농업 생산 증가와 이 나라의 저력으로 볼 때, 이 위기는 곧 지나갈 것이며, 이 위기가 지나면 반듯이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는 것은 지난 역사에서도 확인했던 바다.

사업 경영과 가게 운영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지혜를 발휘하여 소나기를 피하고 햇빛이 나길 기다리는 것이 현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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