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와 댈러스' 표기 논쟁 재점화
'달라스와 댈러스' 표기 논쟁 재점화
  • 김양균 기자
  • 승인 2014.02.1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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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장 회장 "댈러스, 현지서 못 알아들어"

“미국 달라스에서 YTN 월드 김길수입니다.” 현지 리포터의 멘트가 끝나자, 스튜디오의 앵커가 말을 받았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미국 댈러스에서는...” 작년 11월13일 달라스 한인 예술제의 소개 방송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 헬렌 장 前미주한인회중남부연합회장

미국에서 아홉 번째이자, 텍사스 주에서 세 번째 규모의 도시인 ‘달라스(Dallas)’. 이 도시의 한글 표기 논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헬렌 장 전 미주한인회중남부연합회장은 2월13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달라스지역 한글 표기와 관련해 “왜 현지인도 알아듣지 못하는 ‘댈러스’를 고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장은 ‘달라스’ 명칭 변경과 관련해 현지 한인들의 연대 서명을 국립국어원(원장 민원식)에 전달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외래어표기법 중 영어표기법과 관련, 지난 1996년 3월22일에 치러진 제10차 외래어 심의회 결과와 표준국어대사전을 바탕으로 ‘댈러스’ 표기를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사실 외래어표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애틀랜타'와 '아틀란타' 표기와 관련해 한차례 논란이 있었고, 결국 뉴욕식인 애틀랜타로 정리된 바 있다. 이번 논쟁 역시 한인들이 수년전부터 서명운동을 벌이며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반향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국내 언론의 반응도 ‘이색 청원’등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많이 쓰는 게 맞다”vs“댈러스로 수십 년 써왔다”

“사용자의 동일한 표기를 위해 외래어표기법이 존재합니다. 가장 많이 쓰는 표현으로 바로잡는 게 합리적인 것 아닙니까?”

헬렌 장 회장은 현재의 댈러스 표기가 현지인들이 알아듣지 못하고, 워싱턴에 위치한 덜러스(Dulles)와 혼동을 준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지난 911테러 당시 ‘덜러스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가 납치됐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달라스의 한인들에게 안부 전화가 빗발쳤다.

현재 달라스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8만여 명. 휴스턴내 한국 기업 지사도 60여개로 한국과 달라스간 활발한 경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헬렌 장 회장은 비즈니스 협상은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되는 과정으로, 지역명칭이 틀리면 ‘눈에 안보이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국립국어원 측은 타 외래어 명칭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이 같은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구글 검색결과에서 ‘댈러스’의 검색 결과가 더 많고, 1969년 이후 국내신문 등의 표기와 1986년 이후 발간된 국어사전 역시 댈러스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외래어 표기법의 목적을 ‘외국어에서 비롯되었으나 한국어 속에 들어와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말들을 통일된 방식으로 적기 위한 것이지, 외국어 발음 교육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실상과 다른 외래어 표기법의 고수가 자칫 현지 한인사회의 요구와 실상을 배제한 처사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한인들은 서명 운동을 비롯해 방송과 현지 언론등과 함께 명칭변경요구에 나서기로 해 ‘달라스 명칭 논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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