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타며 저어가 듯 머릿결을 달랜다
자르고 말아 올려 달구어 가며
다스린다
거친 숨 고르게 펴 시름마저 씻고 헹궈
다듬어 가는 아름다움으로
미움 삭이는 손놀림
생머리 갈고 닦아
색깔 우려 물들이고
마음까지 토닥인 후 기쁨 배로 덧붙인다
모난 얼굴 고개 들 때
박꽃 같은 환한 미소
무지개도 걸고 싶은 여인의 가슴이다
비너스 비법함을 수시로 열어 보며
미(美)를 어루만져 빗어내는
꿈의 설계사이다.
- 이용대 첫 시집 ‘처음만난 그날처럼’ 90쪽 -
좀 더 예뻐지려는, 좀 더 멋있어지려는 마음을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우리가 꼭 여유가 있을 때 아름다움을 찾는 것만은 아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거울 앞에 서서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내가 누구인가를 잠시 생각한다.
그리고 매무새를 점검하고 쓰리지만 기쁜 마음을 가지려고 머뭇거린다. 비록 외형적이기는 하지만 밖으로 드러내는 아름다움이라도 좀 더 추구하려는 것 그 자체만은 어떤 명목의 죄가 될 수 없다. 삶으로 찌든 나날에서 그것을 감추며 고처 보려고 우리는 무던히도 애쓴다.
이를 도와주는 역할이 의상과 의관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있다. 자기의 몸에 잘 어울리는 의복을 맞출 때라든지, 얼굴상과 조화를 이루는 이 미용실에 앉아 완성을 기다리는 짧은 순간일지언정 그나마 편안한 마음에 든다. 특히 여인들이 더 그러함을 이해해야 한다. 미용사. 그래서 이들은 꿈의 설계사이다.
저작권자 © 월드코리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