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미국 로컬정부로부터 지원금 받는 워싱턴연합회
[수첩] 미국 로컬정부로부터 지원금 받는 워싱턴연합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4.01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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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한 회장이 주도··· 지원금 확보의 좋은 모델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회장 린다 한)가 미국 몽고메리카운티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미주한인총연합회(회장 이정순)를 떠올렸다.

묘한 대비를 느꼈기 때문이다. 미주총연은 올해 한국의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지원금 3억 원의 지원금을 따냈다. 반면 워싱턴연합회는 미국 정부로부터 얻어냈다. 한쪽은 현지에서 받은 반면 다른 한쪽은 멀리 모국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린다 한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미국 동부 리치먼드와 워싱턴DC에서 대규모 종합식품 할인매장 캐리앤캐쉬를 경영하고 있다. 미주한인여성경제인협회를 만들어 회장도 지낸 비즈니스 우먼이다.

하지만 그의 출발은 다른 1세대 한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민 초기 남편과 조그만 그로서리가게에서 힘겹게 일했고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저녁 늦게 문을 닫았다. 사업장을 조금씩 키우고 악착같이 자금을 모아 가며, 자식들도 키웠다.

그런 점에서 그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아메리칸 드리머다. 기자는 2년 전 워싱턴을 방문했다가, 버지니아 애난데일에서 빨간색 스포츠카를 운전하던 린다 한 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

린다 한 회장이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장에 당선된 것은 2012년 11월이다. 37대 회장이다. 워싱턴한인연합회 56년 역사상 두번째의 여성 회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작 놀라움은 그 뒤라고 해야 되겠다.

린다 한 회장은 1세대임에도 스마트하게 차세대와 주류사회라는 두 단어를 강조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는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한인들의 대표기관인 한인회를 토대로 주류사회에 더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임식에서 말했고, 동영상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기자에게 “몽고메리카운티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계획”이라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워싱턴한인회가 로컬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적은 그간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인회는 미국 내 봉사단체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게 린다 한회장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생각대로 그는 워싱턴한인회가 미국 몽고메리카운티 정부로부터 2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아냈다. 지역사회에 영어강좌를 마련하면서 로컬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160여개의 크고 작은 한인회가 있다. 모두 워싱턴연합회와 마찬가지로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단체들이다. 지역 한인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헤아려주고, 현지에서 힘차게 살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게 주된 일이다.

이들 한인회들도 워싱턴연합회처럼 로컬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받고 있는 곳도 있을 법하다. 이런 곳에서는 그 같은 경험을 다른 한인회에 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미주총연이 이 같은 일을 적극 지원해보면 어떨까? 지역 한인회들이 로컬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방안을 짜고, 경험도 소개하는 활동을 전개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미주총연 또한 스스로도 전국 규모의 봉사단체로서 연방정부를 상대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 모국으로부터 지원을 확보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거주국에서 필요한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하면서 로컬 정부로부터 인정받는 활동을 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이런 주문을 하면 뱀 그림에 발을 그려 넣는 격이라고 비난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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