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이주 150주년 특별연재-17]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콜호즈 ‘선봉’의 김만삼
[고려인 이주 150주년 특별연재-17]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콜호즈 ‘선봉’의 김만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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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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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이주 직후에 한인들은 곳곳에 콜호즈를 조직하며 1940년대를 맞이했다. 이제 한인들은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1941년 6월22일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모처럼 농업정착을 확립해 나가는 한인사회는 다시 어려움에 봉착했다.
 
많은 한인 젊은이들이 비록 정규군으로 손에 무기를 들고 전선에서 싸우지는 못했지만, 노동군대로서 참여하여 소비에트 정권의 방위에 목숨을 바쳤다. 전쟁기간 중에 카자흐스탄은 병참기지화 됐고, 소비에트 군대에 양식과 군복, 군화 등의 물자를 공급했다.

이에 못지 않게 특히 한인 콜호즈들은 사상 유례없는 애국심을 발휘하여 후방의 농업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 한인들은 콜호즈에서 파종면적을 넓히고 수확량을 늘림으로써, 또 다른 형태로 후방에서의 임무를 완수하고자 했다.

한인들이 소비에트 농업경제에 크게 기여한 분야 중의 하나는 벼농사이다. 한인들의 벼재배 콜호즈는 높은 수확량으로 소련의 중공업정책과 전시경제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크슬오르다주 칠리 구역 <선봉> 콜호즈의 분조장 김만삼은 콜호즈가 조직된 초기부터 농업전문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미 연해주 시절에서부터 농업 분야에서는 남다른 능력을 보여왔던 그는 건축부분에서도 능력이 많은 인물이었다. 콜호즈가 조직된 지 1년여가 지난 1938년 9월 크슬오르다주 칠리구역 <선봉> 콜호즈는 건축부분 총결산을 통해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콜호즈원들을 시상했다.

김경삼, 박억응, 허류바, 김만삼이 일등상을 받았는데, 특히 김만삼은 과제를150%로 수행함으로써 단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만삼은 1940년도에 18헥타르에서 평균 80첸트네르씩 총 1440첸트네르를, 특히 9헥타르에서는 105첸트네르의 벼를 생산해 내었다.

그 결과 생산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주변 콜호즈들에 종곡대차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김만삼은 카자흐공화국 최고소비에트 간부회의로부터는 영예표상장을, 소련중앙당국으로부터는 영예표상훈장을 받으며 그 이름을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소련 전지역에 떨쳤다.

김만삼의 근면성은 전체 한인들의 표상과 모범이 됐다. 그의 농업기술은 주변민족들에게 경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그는 언제나 농사시작과 더불어 매일같이 규정된 작업량을 150~200%씩 넘쳐 실행하며 콜호즈의 벼농사를 주도해 나갔다.

김만삼이 속한 <선봉> 콜호즈는 전체적으로 평균수확고을 48첸트네르 씩 달성했고, 그가 속한 분조는 1941년에는 19헥타르에서 평균 60첸트네르씩, 이중 10헥타르에서는 평균 100첸트네르씩의 벼 수확을 거두어 내었다. 김만삼은 한편으로는 50여명의 당원들이 소속된 <선봉> 콜호즈의 초급당단체에서도 활동을 하는 등, 당의 인정을 받는 인물이었다. 김만삼은 3호 브리가다의 분조장으로서 자신의 브리가다를 콜호즈의 선진 브리가다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김만삼이 이룬 성과의 원천은 벼 품종실험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김만삼이 지도하는 벼 품종실험소에서는 21개종류의 벼가 실험재배됐고, 그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 1942년에는 1헥타르당 15톤의 수확이라는 놀라운 대기록을 일구어 내기에 이르렀다.

김만삼의 벼재배법은 카자흐공화국 전지역에 널리 보급됐다. 1945-6년에 김만삼은 두 번에 걸쳐 붉은 노동훈장을 받았고, 1947년에는 스탈린 상이 수여됐다. 김만삼의 벼재배 기술은 현지인들을 매료시켰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서 벼재배 기술을 전수받기를 원했다.

많은 제자들 가운데 특히 인접한 <크즐-투> 콜호즈의 벼재배 지도자이자 스탈린상 수상자이며, 이중 노동영웅인 카자흐인 이브라이 자하예프가 김만삼의 제자로서, 벼재배 기술을 훌륭히 이어 나갔다. 한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소련당국의 포상을 통해 높이 인정받았다.

1946~47년 사이에 ‘1941~45 대조국전쟁 기간의 우수한 노동메달’을 받은 전체 3천861명 중에서 1천명 이상이 한인이었다. 한인들은 최고의 농업 전문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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