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 이종직 재중국한국인회 중서부연합회장
[현지 인터뷰] 이종직 재중국한국인회 중서부연합회장
  • 성도=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5.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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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기회의 땅··· 서비스 분야 투자기회 많아"

“중국 사천에 오면 세 가지 소리가 들린다고 해요. 차 끓이는 소리, 중국인들이 마작을 하는 소리, 그리고 훠궈(火鍋)를 요리하는 소리를 말하죠.”

5월11일 중국 성도(청뚜) 2번 내부순환 도로를 자동차로 달리면서 이종직 재중국한국인회 중서부연합회장이 중국 사천성을 소개한다. 이곳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천짜장면 등 매운 요리 정도로 유명한 사천성을 말이다. 솔직히 기자도 사천성이 농촌 마을같을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다. 상해에서 3시간 비행기를 타고 올 때까지도 그랬다. 

저녁 8시가 됐는데도 아직 날이 어둡지 않았다. 북경과 약 3시간 시차를 갖는 성도이지만 중국 전체가 북경 표준시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밤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날 이종직 회장은 2번 내부순환 도로를 돌며 성도를 안내했다. 1시간을 멈추지 않고 달리면 한 바퀴를 완주할 수 있는데, 이런 내부도로가 4개나 된다고 한다. 성도를 중국의 시골 동네로 생각했던 기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높은 고층 건물과 깨끗이 정비된 도시 모습이 서울을 뺨친다.

“5~6년 전부터 중국 서부지역의 개발이 본격화됐습니다. 이 내부순환 도로도 불과 8개월만에 완공했어요. 성도는 중국에서도 발전 속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이지요.”

이종직 회장은 사천성한국인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한국상회가 먼저 설립됐고 2년 뒤인 2010년 한국인회가 세워졌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성도를 방문했을 때 한식세계화에 대해 40분이나 개인면담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그는 한국상회 회장이었다. 교민사회를 대표할 한국인회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고 성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인회 설립을 추진했던 것.

“사천성 인구는 8천만 명입니다. 크기는 우리나라의 4배이지요. 이 중 성도에는 한국인 2천명이 거주하고 있어요. 몇 년 전만해도 500명 정도에 불과했는데 현대자동차가 인근 지역에 건설되면서 주재원과 관련업체 가족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이종직 회장은 성도 시내에 한방이라는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80여 가지의 한식요리가 나오는 성도에서 가장 큰 한식당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쓰촨성 대지진으로 성도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이지요. 우리식당 손님 90%가 중국인들이라고 설명하자, 어떻게 중국의 변방 도시 한식당이 이렇게 잘 될 수 있냐며 깜짝 놀라는 거예요. 우리정부가 한식세계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였지요.”

이종직 회장은 한국에서 20여 년 간 호텔 양식당, 중식당, 한식당 분야에서 종사했다. 18년을 르네상스 서울호텔 지배인으로 일했고, 세종대학교 교수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40대 중반, 안정된 생활을 포기하고 한국인들에게 낯선 땅이었던 사천성에 도전했다.

“한국의 정(情)을 중국에 전하고 있어요. 사장인 제가 직접 서빙도 하고 반찬도 푸짐하게 주었어요. 특별한 광고를 안 해도 손님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았어요.”

한국 호텔에서 그랬듯 항상 정장을 입고 고급 레스토랑처럼 친절히 대하는 전략을 썼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이 한식당을 생일이나 특별한 기념일에 친구와 가족들에게 대접해야 하는 고급식당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한 때 총 6개의 지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지금은 몇개 식당을 정리해 총 3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갈비 삼겹살 등 고기요리와 돌솥비빔밥, 영양밥이 특히 인기다.

“제가 1년 전에 새로 오픈한 롯데백화점 내 한방 한식당으로 한 번 가보시죠. 이곳도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저녁에서 밤으로 바뀔 무렵, 성도 신시가지에 있는 롯데백화점으로 향했다.  롯데는 성도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성도 시내에 가로 세로 480미터, 450미터 쇼핑몰이 설립됐는데, 1층에 대형 백화점을 세운 것이다.

한국의 롯데백화점보다 규모와 시설이 더 좋아 보일 정도였다. 백화점에 들어서니까 김수현이 모델로 있는 뚜레쥬르가 눈에 띄었다.  한류의 영향 때문일까, 한국노래가 계속 흘렀다.

“중국의 투자열기가 식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입니다. 특히 서비스 분야에 있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성도는 촉나라의 수도이며 삼국지의 발원지이다. 제갈공명, 유비, 관우의 사당이 있다.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알려진 두보가 살았던 곳이며 도교가 처음 일어난 곳이다. 이곳 성도가 중국인들에게 지금은 소비의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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