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성 성도한글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곳이 없어요"
"사천성 성도한글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곳이 없어요"
  • 성도=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5.1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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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정 교장 "중국 학교, 일방적으로 퇴거 명령··· 우리공관이 문제해결 나서야"

"6월이 되면 한글학교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한재정 중국 성도한글학교 교장은 기자를 만나기 전에 성도총영사관을 방문했다. 120명 학생이 다니는 성도한글학교를 곧 옮겨야 하는데 뾰족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성도한글학교의 지금 문제는 외교 공관이 나서줘야 한다는 게 한 교장의 주장이다. 5월13일 오후. 녹색빛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중국 사천성 성도, 부남하 강변 노천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원래 이날 성도한글학교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장소 임대를 해 주는 중국 금리소학교 측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장소를 옮겨야 했다.

"우리 토요한글학교는 중국정부의 금리소학교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어요. 몇개 학급을 운영하고 전용한글도서관까지 두었는데 지난 2월 갑자기 학교 측이 교실을 빼야한다고 했지요."

학교 측은 중국 정부가 영리를 위한 수업에 교실을 임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재외한글학교는 비영리 단체다. 학생들에게 수업료 일부를 받지만, 봉사단체로 보아야 한다. 성도한글학교는 금리소학교 교실을 사용하면서 일년에 크지 않은 금액을 지불했다. 하지만 영리사업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글학교 교실을 비워달라고 학교 측이 말했다는 것.

"문제는 학교에 한글학생들을 위한 도서관도 설립해 두었다는 것이죠. 우리 아이들이 한국어 서적을 읽을 수 있는 장소였지요. 날짜는 가까워지는데 도서관 자리까지 있는 새로운 한글학교 공간을 찾는 게 쉽지않아요."

시내에 있는 모 대학 건물을 임대해 사용할까 생각해봐도 지금보다 3배의 비용이 들어,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날 만남에는 오진아 교무주임과 하재순 서무주임도 함께 했다. 한글학교 이전 문제가 워낙 커서 다른 교육 현안이 없다고 했다.

한 교장은 "성도한글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약 120명이고, 매년 추석명절 행사, 사생대회 등 3~4개의 큰 행사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중서부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한글학교다. 그러나 중국 중서부에 이같이 큰 한글학교가 없어 중국 학교로부터 쫓겨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해결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사례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교민사회의 노력으로 한글학교를 새로 설립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교장은 만약 새로운 임대공간을 찾지 못하면, 10여명의 한글학교 교사 개인 가정집에서 나누어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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