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세에게 정체성 심는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격려를
[칼럼] 2세에게 정체성 심는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격려를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4.06.08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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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재단 한글학교 교사 연수프로그램 참여차 방한...격려와 성원을!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얼마전 몽골을 다녀오면서 언어와 문자에 대해 새삼 생각해봤다. 몽골은 원나라 때부터 몽골식 결승문자를 사용해왔다. 결승이란 줄을 묶는다는 뜻으로, 당시 몽고글이 새끼줄을 매듭짓듯 엮어간 모양을 띄고 있어그렇게 불렀다.

하지만 지금의 몽골은 전래의 결승문자가 아니라 키릴문자를 쓰고 있다.키릴문자란 러시아식 알파벳을 말한다. 과거 청나라에 속해있었던 몽골은 2차대전후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을 선포하면서 러시아의 키릴문자를 공식 표기문자로 사용했다.독립을 지원한 러시아의 영향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울란바토르 시내를 돌아다녀도 간판을 읽기가 쉽지 않다. 키릴문자는 영어 알파벳과 다른 낯선 문자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더 큰 변화도 있는 듯했다. 몽골인들의 발음에 러시아식 발음이 섞여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영어를 쓰다보니‘오렌지’를 ‘아린지’로 발음하는 사람이 한국에서 생기듯, 몽골어를 키릴문자로 표기하면서 몽골 고유 발음도 키릴문자식 발음에 따라 바뀌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문자는 사람들의 집단에 큰 역할을 하는 듯하다. 몽골 사람들이 보드카를 즐기고 러시아풍을 즐기는 것도 오랜 기간 러시아를 지배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나아가 키릴 문자를 도입해 쓰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동아일보 논설실장을 지낸 한 지인과 과거 북한산을 오르며 중국의 한자에 대해 얘기를 나눈 기억도 새롭다.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중국이 지금까지 하나로 될 수 있었던 것은 한자(漢字)의 영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역에 따라 방언이 하도 달라서 통역이 없으면 심지어 소통하기 어려울 정도이지만, 한자를 공유했기 때문에 중국이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는 지적이었다.  

덕분에 중국의 어린 아이들은 한자를 배우는데 초등학교 6년을 꼬박 고생해야 한다. 우리라면 읽고 쓰는데 불과 한두 달이면 될 것을 이들은 6년을 걸려야 하고, 그래도 읽고 쓰지 못하는 글자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중국은 수천년간 한 나라로 통일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사용하는 단어와 발음이 달라져도 이를 표기하는 한자와 그를 떠받쳐온 한 축적된 한자 문화 때문에 다른 나라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키 크기도 다르고, 코 모양도 다르고, 피부색깔도 차이가 있으나 서로 한족(漢族)으로 여기는 것이 문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에 약 3천개의 한글학교를 갖고 있다. 현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가 운영하기도 하고, 한인교회나 단체가 운영하기도 한다.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선생으로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자녀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2세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이 깃들도록 하는 노력이라고 하겠다.

세계 각지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곧 한국에 들어온다.재외동포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 교사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한글을 교육하는 조선족, 고려인 선생님들도 들어온다.해외 한인사회는 물론, 국내 각계에서도 한글을 지키고 가르치는 이들 해외의 선생님들에게 격려와 성원을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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