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일본 사이타마현의 고려신사... 고구려왕족 60대손이 지켜
[탐방] 일본 사이타마현의 고려신사... 고구려왕족 60대손이 지켜
  • 사이타마=이종환 기자
  • 승인 2014.06.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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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고려군 설립 1300주년 기념행사 열려..한일관계 개선의 호기

사이타마현에 있는 고마(高麗)신사를 찾아 고마가와(高麗川)역에 내렸을 때는 비가 흩날리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왜 ‘고려’를 ‘고마’라고 발음할까? 일본에서는 백제는 ‘구다라’, 신라는 ‘시라기’로 읽는다. 고구려는 이때는 ‘고구리’로 발음한다. 이런 생각을 하며 고마신사에 들어서자 유래가 설명된 안내판이 보였다.

“고려신사는 고구려왕족인 약광(若光)을 모시는 신사다. 고구려인은 중국대륙 송화강 유역에 살던 기마민족으로 한반도에 진출하여 중국대륙 동부에서부터 한반도 북부까지 영유하였고, 약 700년간 군림하다가 당과 신라의 연합군공격을 받아 668년 멸망하였다. 이때에 난을 피하여 고구려귀족이나 승려가 다수 일본에 들어와 주로 관동(關東)지방에 살다가 716년 그중 1799명이 무사시국으로 와서 고려군을 건립하였다. 고려왕 약광은 고려군의 수장으로 임명됐고, 군민들은 그의 위덕을 기려 고려명신으로 우러러 받들고 있다.”

고려신사에서는 일요일이어서인지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본당 뒤로는 넓은 뜰에 과거 고구려 유민 후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큰 집도 서 있었다. 나오는 길에 천하대장과 지하여장군의 대형 석조 구조물도 보였다. 원래 나무로 서 있던 것이 오래 돼 2005년 김재숙단장 시절 재일민단이 돌로 만들어 기증했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고려신사는 고구려 왕족 후손이 대를 이어 지켜오고 있다고 했다. 이에 궁금하던 차에 히다카시립체육관의 강연장에서 고구려 왕족 60대 종손을 만날 수 있었다. 고려신사를 주재하는 사람이었다.

고려신사가 속한 히다카시는 2년후인 2016년 고려군 건립 1300주년을 맞아 대형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그 일환으로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渡來人) 초청강연회를 연속으로 기획하고 있었다. 마침 이날 가고시마의 도공 심수관 15대가 초청받아 강연을 했는데, 그 현장에서 고려신사를 지키는 고구려왕족 약광의 60대손 고마후미야스(高麗文康)씨를 만났던 것이다.

그는 “본가만 고려라는 성을 쓰고 방계는 그 성을 쓰지 못한다”면서, “고구려인들의 후손이 실제로 엄청 많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쓰마도자기와 조선도공의 명맥’을 주제로 한 심수관 도공의 이날 강연은 자신의 가계도와 한일간의 문화 특성 비교까지 흥미롭게 이뤄졌다. 1598년 일본으로 끌려온 도공의 15대손인 심수관씨는 한국은 부정과 창조를 특징으로 하는 반면, 일본은 보존과 활용을 문화적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고려청자, 조선백자처럼 왕조가 바뀌면서 자기까지 바뀌지만, 일본은 한번 쓴 편지봉투도 재활용을 위해 보존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일본도자기는 시대적으로 변한 게 아니라 지역적으로 변했다고 소개했다. 사쓰마는 물론이고 하기도자기나 아리타도자기 등은 모두 한국에서 건너와서 각기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얘기였다.

심수관씨의 가계도 사쓰마 번주가 “한국말도 한국 이름도 그대로 쓰라”고 해서 지금까지 심씨로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사이타마의 고려신사가 60대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보존과 활용'이라는 일본의 문화적 특성 때문일까?

심수관씨는 “한국의 현대도예는 일본을 능가한다”면서도 “한국의 전통도예는 단절이 있었다. 이어져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강연장을 떠날 때 ‘부정과 창조’ ‘보존과 활용’이라는 한일 문화 차이에 대한 심수관씨의 지적이 귓속을 메아리쳤다.

 
 
고려신사내의 고구려 유민 집단거주지
고구려 왕족 60대손인 고마 후미야쓰씨(오른쪽) 
사쓰마야키 제15대 심수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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