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르헨티나 부통령의 소환과 향후 전망
[기고] 아르헨티나 부통령의 소환과 향후 전망
  • 박채순<정치학 박사, 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4.07.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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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부두(Amado Boudou) 아르헨티나 부통령이 시코네 사건과 관련하여 지난 6월 27일 연방 법원 판사 아리엘 리호(Ariel Lijo)로부터 법원 출두 명령을 받았다.

부두 부통령이 연루된 시코네 사건(Caso Ciccone)은 부두 스캔들 또는 부두게이트 (Boudougate)라고도 부른다. 이 스캔들은 부두 부통령이 경제장관이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국세청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시코네 인쇄회사(Ciccone Cartográfica)를 구제해주는 조치를 취하고, 국세청과 조폐공사 등에 직권을 이용한 불법적인 조치를 취해, 조폐공사가 이 회사와 지폐 발행 등을 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는 데 관여했다는 협의다. 이 대가로 회사에서 지분 70%를 뇌물로 받아 회사를 손에 넣고, 명목상 대리인을 시켜 운영 했다는 것이다. 

일련의 행위는 뇌물 수수죄와 공직자의 겸직 금지를 어긴 죄로 이 범죄의 형량은 6년 징역형에 해당한다. 현직 부통령이 부패 협의로 법원으로부터 소환된 것은 아르헨티나 200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아르헨티나는 대통령책임제 국가이며 부통령은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함께 선출된다. 2011년 재선에서 크리스티나 대통령은 경제장관을 역임한 아마도 부두를 지명하여 당선 되었다. 2007년 첫 대통령 선거에서는 라디칼당 출신 훌리오 코보스(Julio Cobos)와 조를 이루었는데, 코보스 부통령이 정부의 곡물 수출세 인상에 반대한 농업인의 파업이 한창일 때, 상원의 투표에서 정부와 반대 입장을 선택했다. 부통령의 결정에 정치적인 상처를 입은 크리스티나는 2011년 선거에서는 대통령에 더 협조적일 부두를 부통령으로 선택했던 것이다.

그에 앞서 부두 부통령은 크리스티나 1기 정부에서2009∼2011년 사이에 경제장관을 지냈으며,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시콘 사건은 2010년에 발생했다.

앞으로 결백을 주장하는 부두 부통령과 법원의 지루한 싸움이 계속될 상황이다. 야권은 7월 1일자에 부두 부통령의 권리를 박탈하기 위해 탄핵(juicio político)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7월 3일 국회 하원의 탄핵소추 위원회 전체 31명 의원 중 17명의 여당 의원들이 “국회의 탄핵은 민주주의 3권 분립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탄핵안을 기각해 버렸다.

시코네(ciccone) 사건의 전개 과정

시코네(Ciccone Cartográfica)는 1951년부터 헥토르(Héctor)와 니콜라스(Nicolás)시코네(Ciccon)형제가 설립하여 운영하던 인쇄회사다. 이 회사는 아르헨티나 지폐, 여권, 영주권, 홍보물 등 주로 정부를 상대로 하여 운영하던 회사다. 그러나 2001년부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으며, 2010년에는 2억3천9백만 페소의 빚을 지고, 8월12일 국세청의 신청으로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국세청은 당시 경제장관 부두의 지시로 2010년 9월 24일 파산신청 절차를 무효화한다.

이 사건을 담당하는 리호(Lijo) 판사에 의하면 이런 모든 과정에 부두 부통령의 오랜 친구인 카르모나(José María Núñez Carmona)가 깊숙이 관여하는 데, 법원에서는 여러 증거를 가지고 이들을 동업자로 간주한다. 

국세청이 파산 절차를 취하할 때 반데르브로엘레(Alejandro Vanderbroele)가 대리인으로 있는 올드 펀드(The Old Fund)가 이 회사의 빚 일부인 2백 3십만 페소를 상환하고, 회사 이름 시코네를 C.V.S.(Compañía de Valores Sudamericana S.A.)로 바꾸고 그가 대표를 맡는다. 

사건 발생 후 부두는 반데르브로엘레를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했는데, 뒤에 확인 된 바는 부두의 아파트 월세와 일반 경비, 항공권 등 많은 경비를 이 반데르브로엘레가 책임지고 있어서 부두가 거짓을 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 사건은 2012년 2월 명목상 사장인 반데르브로엘레의 부인이 남편과의 이혼 소송 중에, 자기의 남편은 사실은 시코네사의 명목상 사장일 뿐이며, 실제 주인은 현 부두 부통령이라고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방 법원 아리엘 리호(Ariel Lijo)판사가 이제까지 75명의 증언과 333페이지에 달하는 조서를 통해서, 살아있는 권력과 비장하게 맞서 부통령의 협의를 입증할 자신을 갖는다. 반면 부두는 이 사건은 반 정부 매스컴과 일부 정치인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모든 협의를 부인하고 있다. 

크리스티나는 그의 충실한 자파 국회의원을 앞세워 부두의 탄핵을 막았으며, 국민의 60% 이상이 부두의 협의를 인정하지만, 이번 독립의 날 기념식에서는 와병 중인 자신을 대신하여 부두로 하여금 대중 앞에서 연설하게 하는 등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현직 부두 부통령이 그의 권력을 남용해서 국가에 채무를 안고 파산 절차에 든 회사를 금융 지원 등을 통해서 구제하고, 그 대가로 지분을 손에 쥔 뒤 바지 사장을 통해서 그 회사를 경영하며, 정부 조폐공사와 집권당의 지폐, 선거 홍보물 등을 찍어낼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혐의로 소환 당한 것이 이 사건이다.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정부는 2003년 키르츠네르 집권 후에 2007년 크리스티나의 집권, 그리고 2011년 크리스티나 재선을 통해서 집권하는 동안의 10여 년을 ‘성공한 10년’이라고 선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말의 극심한 경제 위기와 최근의 미국 법원의 부이트레 채무에 대한 패소 등, 이제까지 취임 기간 중 가장 어려운 국정의 위기에 봉착했다. 설상가상으로 터진 부두의 문제는 비단 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크리스티나 정권 전체를 위협하는 법률적 도덕적 중대한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정계 관측통들은 부두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적당한 시기에 부통령직을 사직할 것이라는 전망한다.
아르헨티나 부통령은 단지 대통령의 유고 시에 승계의 1순위 뿐만 아니라 상원에서 의장 역할을 하는 등 국내 정치에 있어서 부통령의 비중이 매우 크다.

키르츠네르 대통령 부부의 엄청난 재산증식 등 권력자들의 부정 부패는 아르헨티나 정치에서 커다란 문제로 등장하여 내년 대선에서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더욱이 부두는 문제가 되는 시코네 사건 외에도 불법적인 재산 증식, 자동차 서류 위조 등 많은 부정과 부패 협의를 받고 있어, 부이트레 채무로 집권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크리스티나 대통령에게 큰 짐을 지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의 봉쇄로 부두에 대한 탄핵을 성사시키지 못한 야당에서는 “이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 부패 협의로 법원의 소환을 받은 부통령이 상원의 맨 윗자리에 앉을 수 없다”고 강력히 항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두는 사실상 상원 의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임시 상원의장 인 라디칼 당 자모라 ( Zamora)의원이 상원 회의를 주재하는 실정이다.

크리스티나 대통령이 인후염으로 인해 예정된 볼리비아 정상회담은 물론 뚜꾸만에서 있었던 7월 9일 독립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이유가 부두 부통령의 기소 문제와 부이트레 사건으로 정신적인 피폐 현상도 일조하지 않나 추측해 본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정치, 경제에 암운을 드리운 부두게이트와 디폴트의 기로에 선 부이트레 채무 협상이 원만히 수습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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