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관 방문기] “단동은 가장 모범적인 한인사회”
[한인회관 방문기] “단동은 가장 모범적인 한인사회”
  • 단동=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7.15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십시일반 성금으로 500평 규모 한인회관 설립

 
7월14일 정오. 중국 단동시내의 한국성에 있는 3층짜리 건물입구로 들어서자, 깨끗하게 단장된 안내데스크가 외부인을 맞는다. 옆으로 난 계단을 타고 2층에 오르자 금빛 ‘핸드 프린팅’들이 한쪽 벽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유명 영화배우들이나 하는 줄 알았는데, 핸드 프린팅의 주인공은 이규형 주중한국대사, 김정수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 조백상 심양총영사, 김정태 SBS 예술단장 등 13인이다.

계단을 한 층 더 올라가면 더 놀랍다. 최신식 한국문화원 강당, 진열대와 테이블이 놓인 단동한글학교가 있다. 3층 건물을 통째로 한인회관으로 쓰고 있는 이렇게 억세게 ‘운 좋은’ 한인회가 있다니...

2층으로 내려와 한인회장실로 들어가니 강훈연, 오인수, 윤달생, 성구대 회장 등 역대 단동한국인회장의 사진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2012년 초에 한인회관 설립 모금운동을 벌여, 그해 8월에 우리들의 회관을 갖게 되었어요.”

이희행 단동한국인회장이 이렇게 말하며 한인회관으로 안내했다. 한인회관은 단동시내 동방명호 맞은 편 아파트단지인 ‘한국성’에 위치해 있다. 동방명호와 한국성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 단동의 한인타운이나 마찬가지다.

이날 한인회관을 방문했을 때 회장실 옆 사무실에서는 곽병태 한국인회 수석부회장, 조승호 비스니스센터장 등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1층 안내데스크에는 전문적으로 직원이 상주해 있다. 이날 3시간 거리 심양에서 살고 있는 김영식 동북3성연합회 전 사무총장이 한인회를 방문했다. 한국인회는 이처럼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했다. 많은 공관장들이 부임하면 꼭 찾는 곳이 단동한인회관이라고 했다. 

“한글학교 수업도 이곳에서 진행됩니다. 크고 작은 한인회 행사가 여기서 열려요. 바둑대회 등 동호회 행사까지 합치면 정말 많은 행사가 끊이지 않고 한인회관에서 진행되지요.”

한인회관에는 100세 건강 상담센터, 다문화가족 복지센터, 실버사랑방도 설치돼 있었다. 항일문화연구소도 빼놓을 수 없는 단동한국인회의 자랑거리다.

특이한 점은 이 건물 앞에 단동한인회라는 명칭이 써 있다는 것. 별일 아닌 것 같아도, 중국에서는 민족적인 느낌을 주는 단체명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 있는 한인회는 꼭 한국인회라고 부른다.

“단동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원래는 압록강회관이라는 이름을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단동의 원로들이 한인회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자고 요청했지요.”

단동 한인사회는 짧아도 수년, 길면 수십년 동안 진행해도  이루기 힘든 한인회관 설립사업을 2012년에 성공시켰다. 

“2년 전 3층 건물 500평 규모의 한인회관을 만들었어요. 모금운동을 벌이자 십시일반 여러분들이 도움을 주었어요. 한인회관은 단동한인사회의 자랑이 됐어요.”

한인회관 설립이 단숨에 다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었다. 2010년 이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일할 때 기획을 했다. 2012년 그가 회장으로 출마하면서 공약으로 내걸었다.

“연성환씨라는 분이 10년 무상임대 조건으로 한인회관 건물을 빌려 주었어요. 이후 한인사회로부터 60만 위안을 모금했어요.”

이희행 회장은 한글학교가 없어 이리저리 학교를 옮겨 다녀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한인회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단동한국인회는 2000년 설립됐으니, 한글학교 교사들이 10여년 동안 교실을 임대해 사용해 왔던 것이다.  현재 한글학교에는 60여 명의 다문화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아버지는 한국인이지만, 어머니가 한족, 화교, 조선족동포인 학생들이다. 이들이 한인회관에서 우리글과 우리역사를 배우고 있다.

“앞으로 비즈니스센터도 열 계획이에요. 단동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지만 사무공간을 구하기 힘들 때 이용할 수 있어요. 한인들이 무료로 전화도 쓰고 팩스나 컴퓨터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이희행 단동한국인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