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푸틴과 시진핑이 아르헨티나에 선물 보따리를 풀다
[기고] 푸틴과 시진핑이 아르헨티나에 선물 보따리를 풀다
  • 박채순<정치학 박사, 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4.07.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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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위기에 손잡아 준 러시아와 중국 정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Vladímir Putin)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Xi Jinping) 국가 주석이 각각 7월11일과 18일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시에서 열린 제6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와 16일 브라질리아에서 개최된 브릭스-남미국가연합(UNASUR)정상회의에 참석차 중남미를 찾은 두 국가수반이 1주일 간격을 두고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것이다.

두 강대국 정상은 미국이 다소 등한시하는 아르헨티나를 찾아 디폴트 위기와 부통령의 부정부패로 궁지에 몰린 크리스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서 그들의 관심사를 챙기고 아르헨티나에도 희망의 보따리를 주었다.

BRICS회담 전인 1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아르헨티나를 찾은 푸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유엔과 G-20 등에서 “라틴 아메리카의 러시아의 주요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하고 석유, 가스의 핵 발전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택하고 협력체재를 구축했다. 푸틴은 무엇보다도 아르헨티나의 셰일 에너지에 관심을 숨기지 않고, 알렉세이 밀러(Alexei Miller)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Gazprom) 사장을 대동하여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개발에 큰 관심을 보였다.

가스프롬사는 잘 알려졌듯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로 러시아 국민총생산의 10%를 공여하며, 우크라이나를 통하여 연 700~900억 불의 가스를 유럽에 공급한다. 오스트리아, 독일과 프랑스에 각각 그들 국가의 전체 가스 사용의 60%, 35%와 20%를 공급하는 절대적인 회사다.

푸틴이 이 가스에너지를 활용하여 평균 30%의 에너지를 공급 받고 있는 유럽연합국가의 경제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에는 중국과 약 4천억 달러의 30년 동안의 장기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시베리아의 가스 개발과 가스관을 통하여 중국에 가스를 공급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두 강국에서 추진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가스프롬사는 아르헨티나에 독일 윈터쉘(Wintershall)과 합작으로 진출하여 8월부터 바카 무에르타에서 가스를 채굴할 것으로 알려진다.

끌라린 보도에 따르면, 약 4주 전에 미국 에너지 차관인 다니엘 포네만(Daniel Poneman)이 아르헨티나 바카 무에르타 지역의 셰일 에너지가 400여 년을 사용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현재 아르헨티나를 제2 디폴트의 위기로 몰고 있는 헤지펀드인 부이트레 채권도 결국은 아르헨티나의 ‘바카 무에르타’로 대변하는 아르헨티나 셰일 에너지에 눈독을 들인다는 보도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두 국가수반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관심을 갖는 바카 무에르타의 셰일 에너지는 이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중요한 곳이 됐다.

두 나라 정상이 풀어 놓은 보따리

중남미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며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푸틴은 아르헨티나의 세일 에너지에 간접적으로 참여함은 물론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 아르헨티나간의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정을 맺었다. 러시아가 아르헨티나에 핵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장차 군사 물자 구입, 아르헨티나 기간산업 건설에 참여하는 등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접근한다고 현지 매스컴은 전한다.

한편, 시진핑은 브라질에서 BRICS회의를 마치고 18~20일 약 200명의 기업인들을 대동하고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 양국은 이번에 10년 동안 유지해 온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 중국은 아르헨티나와 110억 달러 상당의 통화스와프 협정(SWA)을 체결하여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 공여토록 하였고, 키르츠네르 전 대통령이 생전에 역점 사업으로 추진코자 했던 산타 크루즈 강의 수력발전용 댐 건설에 47억 달러, 그리고 농작물 수송을 위한 철도의 선진화 등에 25억 달러를 투자하며, 아르헨티나 정부가 건설하는 치우이도(Chihuidos) 수력 발전소 등의 국제 입찰에 참여하는 등 총 180억 달러의 투자를 구체적으로 약속했다.

아르헨티나에 브라질 다음의 두 번째 큰 무역국인 중국은 2013년에 아르헨티나에 113억 달러를 수출하였고, 55억 달러를 수입하여 58억 달러의 무역 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주로 농산물 등 원료를 수입하고 기계, 전자 등 공산품을 수출한다.

두 정상의 아르헨티나 방문 의미와 향후 전망

미국이 전통적으로 ‘뒷마당’처럼 생각하는 중남미를 찾은 중,러 양국 수반은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 속에 자연스럽게 침투하여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 필요한 자원 확보와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한 방문이었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도 미국과 소원한 상황에서 두 나라와의 교류를 확대한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크다고 본다.

당초 두 나라 국가수반이 방문하기 전까지 아르헨티나는 내심 아르헨티나가 브릭스 국가(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의 여섯 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여 ‘브릭사(BRICSA)’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또한 한창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헤지 펀드와의 협상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아르헨티나의 편을 들어 줄 것 또한 기대했었다. 또한 BRICS가 조성한 기금을 통하여 아르헨티나가 부족한 자금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도 내다보았다.

그렇지만 회원 가입은 회원국가들의 아르헨티나의 채무 조정 추세를 보자며 소극적인 대처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금융 지원 문제는 기존 회원국만을 상대로 지원할 것이라는 결론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단 헤지 펀드의 문제에 대한 채무 조정에서 BRICS와 UNASUR(남미국가연합: Union of South American Nations)의 연석회의에서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위기 해결을 위한 협상을 지지한다”고 아르헨티나 입장에 동조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이를 문서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입장에서 이번 푸틴과 시진핑의 아르헨티나 방문에서 주고 간 선물 보따리는 국제 금융사회와 단절된 아르헨티나에 단순한 차관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르헨티나의 네우켄의 바카 무에르타 지역의 비전통적 에너지원인 셰일 가스와 셰일 석유를 무기로, 그 동안 국제 사회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했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국제 관계에서 고립을 벗어나지 못했던 위치를 반전 시켜, 아르헨티나를 이례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헤지 펀드인 부이트레가 미국 법원에서 제소하여 궁지에 몰린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정부는 그 동안 이런저런 기회에 미국 오바마 정부의 지원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미국의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였고, 한 국가의 법원에서의 패소로 2001년 디폴트 이후 한 자주 독립 국가로서의 체면마저 손상당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현실이다.

더욱이 이번 7월30일에 아르헨티나 정부와 부이트레 채권 그룹과의 협상 결과를 노심초사하게 기다리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여 이번 BRICS회담에서 아르헨티나를 지지해 준 것과 국제무대에서 강력한 힘을 가진 ‘두 나라 정상이 위기의 아르헨티나를 찾아 협력을 다짐하고 손을 잡아 준 선물 보따리’가 어떤 금전적인 지원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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