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평생의 또 다른 멍에를 지고!
{특별기고}평생의 또 다른 멍에를 지고!
  • 월드코리안
  • 승인 2010.11.24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채순 박사(전 재외국민참정권집행위원장)

세상 살면서 누구든 몇 개의 멍에를 지고 살아간다. 단지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일상에서 언행을 삼가면서 생활하는 멍에가 내겐 있다.

남미 아르헨티나에 이민 가 거주하면서는 한국인이라는 무거운 짐이 나의 어깨에 지워졌다. 한국의 문화와 전통이 전혀 다른 곳에서 이민자로써 살면서, 대중이 모이는 곳에서 큰 소리를 삼가야 하며, 음식을 먹을 때 후룩 후룩 소리 내지 말아야 하는 등, 그들의 관습에 벗어나지 않도록 늘 신경을 쓰면서 생활해야 했다.

아르헨티나는 대한민국과 지리적, 정서적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국가이며, 노동자 파업, 군사 독재, 인플레이션, 디폴트 등으로 각인된 나라다.

아르헨티나가 속한 중남미에는 33개국 5억 인구가 거주한다. 브라질을 제외한 국가들이 스페인어를 구사하여, 대부분의 나라가 문화적•역사적 배경으로 동질성을 갖고 있는 지역이다.

중남미 사회는 마야, 아즈텍, 잉카의 인디언 문명의 유산과 현대 문명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지역이며, 그곳의 사람들은 외부의 평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와 낭만을 가득안고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광활한 대 평원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베네수엘라, 페루, 멕시코, 볼리비아 등의 석유, 천연가스 등 천연 자원이 무궁무진하게 매장되어 있는 국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군사독재의 70년대와 경제적으로 잃어버린 80년대, 혼란의 90년대를 보내면서 낙후한 지역으로 평가되어왔다.

그렇지만 이 지역의 국가들은 우리가 국가발전을 위해서 그들의 무궁한 자원과 경제발전 잠재력으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국가들이다. 또한 그곳에서는 10만 명 이상의 우리 동포들이 존재감을 가지고 거주하고 있다.

다행이 중남미 국가들이 경제를 몇 년째 성장시키고, 신자유주의 강제를 과감하게 배격하며 인간 중심의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18년간의 남미 이민생활을 접고 6년 전에 영주 귀국한 나는 남미에서 온 짐 때문에, 오늘도 중남미 지역의 각종 행사, 상공회의소 등 비즈니스 포럼, 중남미 관련 학회, 재외동포 관련한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자 이리 저리 뛰어다닌다.

나에게 지워진 중남미 출신 동포로서의 내 인생의 멍에를 감당해 내기 위해서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