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70] 동관왕묘
[아! 대한민국-70] 동관왕묘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4.08.1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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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삼국지의 영웅 관우(關羽, ?~219)를 모신 동관왕묘는 대한민국 보물 제142호로 국가지정문화재로 동대문 근처에 있다. 한양 동쪽에 있다고 해서 동묘(東廟)라고도 불린다. 이 동관왕묘는 17세기 조선과 명나라가 양국의 국토수호의지를 담아 합작해서 세운 문화재의 전형이다. 선조32년 조선왕실이 ‘동관왕묘 조성청’이라는 임시기구를 만들어 명나라 황제가 파견한 기술자를 포함해 총 인원 2,400명을 투입해 건립했는데 묘는 1601년에, 내부 조각상들은 1602년에 완성했다.

중국인들이 관우(관운장)를 신격화해 세운 관제(帝)묘는 중국에 약 30만개 산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땅에는 1598년 정유재란 때 조선에 파병된 명나라 장수들이 왜적 퇴치를 기원하며 건립하기 시작, 현재 경북 안동, 전북 남원 등 10여 곳에 남아있다. 처음에는 한양 서남북에도 관왕묘를 세웠으나 1908년 순종이 일제의 강압으로 동관왕묘에 합쳤다.

동관왕묘는 중국과의 합작으로 지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일반 건축물과는 그 외양부터가 다르다. 당대 한·중 장인들이 힘을 모아 지은 것으로 그 예술성이 높이 평가된다. 특히 대표조각상인 ‘금동관우신상’은 구리 4000여 근(약 2.4톤)을 들여 만든 높이 2.5m의 거작이다. 당초 구리 3800여 근을 들여 명나라 단독으로 만들려다 실패하자, 조선의 동장(銅匠)이 기술력을 보탠 뒤 300여 근 정도를 더 투입해 주조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는 조선에서 제작된 유일한 관우 금동상으로, 명대에 유행한 당송(唐宋)시대의 의복양식을 살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관우상 앞에는 관평(關平), 주창(周倉), 왕보(王甫), 조루(趙累) 등 삼국지의 실존했던 인물들의 소조상을 배치했다. 동관왕묘는 중국에 바탕을 두고 있음에도, 우리 한민족 고유의 전통이 많이 가미되어 있다는데 특징이 있다.

관우상 뒷편에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가 있는 것이나, 관우를 호위하는 문인(관평·왕보)가 무인(주창·조루)을 각 한 쌍씩 배열한 것은 조선 왕릉의 석조상 배치와 같다. 2011년 동관왕묘 소장유물 기초학술조사에서 일월오봉도 뒷편에 감추어져 있던 것으로 밝혀진 대형 운룡도(雲龍圖) 역시 조선 중기 왕실 미술의 특색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동관왕묘는 본산인 중국과 비교해도 시기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한 차원 높은 문화재라고 한다.

2014년, 서울시는 이들 금동관우좌상을 비롯, 일월오봉도 등 회화유물과 동관왕묘 면류관 등의 공예유물 등 동관왕묘 소장유물 37점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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