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종군위안부 기사 쓴 기자까지 괴롭히는 일본 사회
[칼럼] 종군위안부 기사 쓴 기자까지 괴롭히는 일본 사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4.08.15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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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임용 예정이었으나 일본 우익들의 위협으로 무산돼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얼마 전 북경에 갔다가 안타까운 얘기 두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북경에 있는 일본 사람들이 중일관계 악화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였다.

우선 택시를 타는 것도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 아예 일본인인지 묻고는 태워주지 않는 택시기사들까지 있다는 얘기였다. 이 때문에 북경에 있는 일본 주재원들은 가족들을 일본으로 들여보내고 단신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본에서 보수적 논조가 강한 산케이신문이나 요미우리신문 경우에는 주재기자 비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미 중국에 들어와서 있는 기자들은 그런대로 비자연장은 되지만, 새로 북경 근무를 발령받은 기자들의 경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회사에서 주재기자 발령을 냈지만, 중국 정부가 입국비자를 내주지 않아 부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비자를 신청하고 1년을 기다렸든데도 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 보수 신문은 주재기자를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북경에서 일본인들이 생활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일본인들의 수도 대폭 줄었다고 했다. 유학생들도 줄고, 중국으로 오는 일본인 여행객 수까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

또 하나는 일본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본 우익들의 괴롭힘에 대해서였다. 일본 우익들이 동경 신주쿠의 한류타운 거리에서 정기적으로 모여 헤이트스피치 데모를 해온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신주쿠 한류타운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대폭 줄어 이 지역의 한인 가게들이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일본 우익 인사들이 한편으로는 자기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쓴 신문기자들까지 괴롭히고 있다는 얘기를 베이징에서 들었던 것이다. 특히 아사히신문에 근무했던 모 퇴직기자의 경우 우익들의 위협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 기자는 모 대학에서 교수로 초빙되면서 아사히신문을 떠났으나, 이 사실을 안 우익인사들이 전화 등으로 대학측을 위협해 결국 임용을 취소시켰다는 것. 그후 이 기자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대학에 강사로 나갔으나, 이를 안 우익들이 또 대학측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말 세상이 무섭다”면서 자신이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다.

이 같은 일본 우익들의 횡포를 막을 방법이 없을까?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과거에 썼다는 이유로 대학측에 내치라고 위협을 하는 우익들을 일본은 언제까지 못 본 척 하고 있을 것인가?  그 퇴직기자는 과거 종군위안부에 대한 기사를 쓴 바 있다. 이때문에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의 부인이 한국인이라는 점도 들어서 위협을 가한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과거 침략과 전쟁, 식민지 지배의 아픔까지 갖고 있었으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사이가 좋았다. 투자나 무역은 확대일로의 방향을 걸었고, 양국간의 인적 교류도 해가 갈수록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에 지금 제동이 걸린 듯하다. 일본인들은 중국에 가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은 우익들의 헤이트스피치에 불안해하고 있다. 나아가 일본 우익들의 화살은 신문기자 등 자국민에게까지 향하고 있다. 

일본에서 역사가 거꾸로 흐르고 있는 것일까?  20세기 전반, 우익들이 빚어낸 전쟁의 참상을 일본 사회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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