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진 자문위원 “민단, 큰 형님 역할 해야”
홍경진 자문위원 “민단, 큰 형님 역할 해야”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4.09.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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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들과 함께 하는 민단으로 탈바꿈돼야”

영상(영화)를 공부하고자 18년 전 일본으로 왔다는 홍경진 민주평통 일본동부협의회 자문위원은 현재 민단 중앙본부 생활국(生活局)에서 부국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생활국은 중앙본부의 여러 부서 중 ‘민생’ 부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기치로 동포민원 서비스를 일선에서 실행하는 핵심 부서라고 할 수 있다.

출생, 혼인, 사망신고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영사업무도 대행하고 있는 민단은 그동안 재일동포들의 손과 발이 되어 왔고, 그들의 목소리를 모아 국내외에 전달하는 대변인의 역할까지 수행해 왔다. 하지만, 홍 위원은 48개의 지방본부와 290여개의 지부, 50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민단의 큰 규모에 비해 민단의 구체적인 활동은 물론 그 존재 자체조차도 모르는 한국 젊은이들이 많은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했다. 심지어 “뉴스 매체를 통해 ‘조총련’은 들어봤어도 ‘민단’이란 이름은 생소하게 여기는 한국인들이 많다”는 것.

유학생 출신인 홍 위원은 “한국인 유학생들을 포함한 젊은 세대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한 단체가 될 수 있도록 민단이 늦게나마 조금씩 환골탈태의 과정을 걷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국 내의 여러 업무 중에서도 세계한인회장대회,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박람회 등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나가노(長野)의 민단지부에서 근무하다가 중앙본부로 오게 됐다. 그 이전에는 영화를 배우고 관련된 일을 찾고자 일본으로 건너 온 영화학도였다.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北野武)처럼 개성 넘치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으나, 경제적 부담 등 여러 제약조건과 뜻하지 않은 인연으로 인해 민단이란 조직에 발을 디디게 됐다.

일본은 물가수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대해 홍 위원은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하고 생활비를 버는 과정에서 한국보다 일본이 더 나았다”고 말했다. 집안사정이 어려워 몇 푼 없이 홀로 일본으로 갔던 홍 위원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월세와 학비 등을 모두 충당할 수 있었다”며, “이런 점에서 최소한 한국보단 일본이 더 좋은 환경이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한국은 열정만으론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학벌과 이력 등 간판에만 집착하는 한국사회의 풍토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명문 미술대학교 가운데 하나인 ‘무사시노 미술대학’(武蔵野美術大学)을 나온 그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 위원은 올드커머, 뉴커머를 분리하는 것은 이젠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애매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뉴커머라는 말 대신에 ‘신정주자’라는 말이 차라리 낫다”고 덧붙였다. 또한, 민단은 더 이상 특별영주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모든 계층, 각 소속의 재일동포들이 함께 참여하고 발전하는 진정한 ‘큰 형님’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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