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 태권도의 달마대사, 김기동 창명연구원장
[인터뷰] 중국 태권도의 달마대사, 김기동 창명연구원장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4.09.0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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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좋은 사람을 만드는 운동… 경로효친, 자립정신 키우기”

중국 쿵푸(功夫)에 소림사의 달마대사가 있다면, 중국 태권도에는 창명연구원(跆拳道苍明硏究院)의 김기동 원장이 있다. 인도사람인 달마대사가 소림사 스님들에게 무술을 가르쳤듯이, 한국사람인 김기동 원장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태권도를 무려 26년 넘게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9단 보유의 대만·중국인 제자들만 32명이나 배출한 김기동 원장은 중국 1억 여명 태권도인들의 대사부(大師父)로 인식되고 있다.

정작 김기동 원장은 달마대사보다는 “공자의 제자이고 싶다”고 말한다. 태권도를 통해 예절과 도덕 등 참된 무도정신(武道精神)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제16기 민주평통 칭다오협의회 자문위원으로서 3차 해외지역회의에 참석한 후, 강남구에 소재한 ‘국기원’을 들러 본사를 방문한 김 원장에게 태권도와 쿵푸 중 어느 것이 더 강하냐는 우문(愚問)을 던졌더니 “강한 사람이 강하다”는 현답(賢答)을 들었다.

또, 태권도와 중국무술의 차이를 질문하자, 김 원장은 “태권도는 좋은 사람을 만드는 운동이다”고 말했다. 이어 “태권도는 중국무술처럼 기술을 중시하며 자웅을 겨루는 운동이 아니다”며, “집체무도(集體武道)인 태권도는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고 있으며, 상대방은 때려눕혀야 할 대상이 아니라 배워야 할 대상이다”고 설명했다. 즉, 기예를 중시하는 무술이 아니라 올바른 인성(人性)을 기르는 무도(武道)라는 의미다. 물론, 중국무술의 깊이와 폭은 대단하며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도 많다는 겸손한 부연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현재 국제사회교육원 원장으로서 중국 각 기업, 학교, 단체 및 기관의 초청으로 관련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태권도 정신으로서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경로효친’을 제일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스스로 난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자립정신’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상과졸업, 해병학교 33기인 김기동 원장은 해병대 태권도 담당장교, 베트남 청룡부대 태권도반장, 국방부 태권도 지도위원을 거쳐 1968~1980년 대만에서 태권도 사범 및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냈다. 대만중국문화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부교수를 지낸 바 있는 김 원장은 1988년 대령으로 전역했다. 당시 홍콩에 거주하던 대만출신 제자가 “태권도가 중국에 진출하면 잘 될 것 같다”며, 광둥성(廣東省) 선전(深圳)에서 태권도 도장을 함께 운영해보자고 제안해 1989년 8월 도장을 개관했다.

1989년 중국에 첫발을 디딘 창명연구원은 현재 칭다오의 8개 직영도장을 비롯해 중국 전역에 520여개의 회원도장을 두고 있으며, 2,000여 명 이상의 사범들을 배출한 자타공인 중국 최대의 태권도 교육기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김 원장은 “특히, 직영도장 중 하나인 호산(虎山)도장은 ‘국기원 교육지부’로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푸른하늘천사 태권도장(藍天天使道馆)은 장애우들을 위한 특별도장으로서 이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은 “2001년부터 중국 전역에 걸쳐 태권도 사범 양성에 목표를 두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국기원 사범 초청교육, 중국 지도자 양성 교육, 중국 전국의 태권도사범 보수교육 등의 자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태권도협회 연례사업으로서 창명연구원 주최로 ‘한·중무도태권도우의대회’를 2006년부터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8회 대회까지 꾸준히 개최해 왔다. 또한, 세계태권도대회에 참가하며 꾸준히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고 있을 만큼 중국 태권도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방문교류, 한국태권도 견학 및 문화탐방, 국기원 방문, 세계청소년태권도 여름캠프 참가, 양국 각 지자체 태권도협회와의 자매결연 등의 다양한 교류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러한 교류활동 덕분인지 태권도를 배우는 중국 젊은이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그들의 조부모와는 달리 북한보다는 한국을 더 좋아한다”며, “이들이 장차 친한파로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전역에 산재해 있는 520여 개의 도장을 대표하는 제자들이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헌납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은 훈장만 9개인 그는 대만과 중국 태권도의 아버지이며, 태권도를 통해 참된 무도(武道)를 가르치는 ‘중국 태권도의 공자’로 불린다. 지속적으로 의료지원 등 봉사활동을 나가며 중국인들과 함께하고 있는 그는 “한중교류에 있어서 ‘한류’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도 힘이 다할 때까지 중국 태권도의 저변확대를 위해 분골쇄신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를 기리기 위해 머지않은 시점에 520여 개의 창명연구원 회원도장뿐만 아니라 대만, 중국대륙 전체의 태권도인들이 그에게 헌납하는 의미있는 큰 동상이 세워질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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