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한국인회 운영, 소통과 화합에 중점 두고 있어”
“청도한국인회 운영, 소통과 화합에 중점 두고 있어”
  • 청도=고영민 기자
  • 승인 2014.09.2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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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남 재청도한국인(상)회 회장

9월18일 오후, ‘칭다오 한국문화 대축제’ 준비상태를 최종 점검하는 회의가 재청도한국인(상)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부회장급 임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영남(사진) 회장은 “비록 청도한국인회 행사지만 그 효과가 한인사회 전체에 퍼질 수 있도록 각자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청도한국인회와 전체 한인사회를 구별해 표현한 것은 아마도 한국인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즐길 수 있고, 앞으로도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로 이해됐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그동안 청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단합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이 회장은 “오히려 단합하지 못한 이유를 찾고 솔직한 자세로 상대방을 대하며 소통을 꾸준히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 이해하게 되고 청도 한인사회라는 공동체 일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이 당연직 이사장으로 있는 청운한국학교의 사소한 운영문제가 비리의혹으로 확대된 것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명문 청운학교가 ‘주인 없는 학교’로 보이는 것이 몹시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고 의결기관인 이사회와 학교운영을 담당하는 운영위원회의 역할 분담체계가 정관에 합리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며, “이는 교육부 감사 때도 지적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조속한 시일 내에 정관 개정을 통해 학교 운영이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단 시스템을 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는 청운한국학교의 운영문제 역시 소통의 문제로 보고 있었다. 소통되지 않는 곳에 오해와 편견이 싹트고, 상호 간에 불신이 팽배해 진다. 이런 측면에서 9월20~21일, 한인회 사무실이 자리잡은 성문아울렛에서 이틀간 진행되는 한국문화 대축제는 청도 한인사회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추진된 청도한국인회의 역점 사업이라 할 수 있다.

▲ 이영남 회장 주재로 '칭다오 한국 문화대축제' 준비점검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한국문화 대축제는 그간 개최해 온 ‘한중청소년예술제’를 개편·확대한 복합문화축제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각자 관심있는 분야에 동참하고 즐길 수 있도록 야시장, 초청공연, 김치만들기, 바자회, 칭다오가요제, 그림전시회, 초청강연 등 9가지 항목별로 나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특히 바자회 수익금은 사회공헌사업에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대축제가 열리는 전날 19일,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강연을 갖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해외에 나가 있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재외국민보호법 마련 등의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지만 실효성이 없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 초청을 통해 현지 한인사회의 현안과 과제를 보여주고자 하는 취지가 포함돼 있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태형의 위기에 처한 미국인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국무장관이 직접 나선 사례를 들었다. 재외국민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에서 국력 및 국격을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

▲ 청도한국인회 사랑방 전경.

그가 새삼스럽게 재외국민보호를 거론하는 이유는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갈수록 생활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기업인들에 대한 압박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 압박에 못 이겨 중국을 떠나는 기업인들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정부가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재중국한국인들의 권익신장에도 노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청도미노아공예품유한공사(靑島美露亞工藝品有限公司)’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 회장은 미국과 스리랑카에서도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 백전노장의 ‘한상(韓商)’이다. 그에 따르면 중국에서 특허등록을 한다고 해서 기술을 보호받지는 못한다. 오히려 기술이 공개되는 꼴이 된다는 것. 그는 사업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술유출을 원천봉쇄하는 방안을 강구했고, 장신구 사업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과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10년 넘게 싸웠다고 한다.

한편, 청도한국인회에는 총 3개의 사무실 공간이 있다. ‘회의실’과 사무국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국’, 그리고 회장실에서 새롭게 변신한 ‘사랑방’이다. 회장실을 한인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사랑방으로 탈바꿈시킨 것과 관련해, 이 회장은 “한인회장이 굳이 회장실 공간을 따로 마련해 자리를 차지할 필요가 있냐?”며 반문했다. 사랑방은 죽어 있는 한국인회가 아닌 한인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친교하고, 때론 옥신각신 설전을 주고받기도 하는 공간으로 환골탈태시키기 위한 이 회장의 배려에서 나왔다.

얼마 전, 중국 홍십자(적십자)총회에서 수여하는 상으로서 10대 전문분야 대상이 발표됐다. 그 중에 산동성에서 3명이 뽑혔고, 외국인 최초로 이영남 회장이 봉사분야 대상에 선정됐다. 이 회장은 ‘청도홍십자중한의료원’이라는 의료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다. 봉사단은 그간 120여 명이 넘는 심장병 환자들을 치료했다. 그 중에 90여명의 심장병 환자들은 이 회장이 단장으로 있으면서 진행했다. 자금부족으로 인해 한국으로 귀국한 설립자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5년 넘게 단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 회장은 매달 의료봉사를 나가며 적게는 300명, 많게는 700여명에게 치료와 함께 무료로 약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영남 회장은 “한인회장은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봉사하는 마음으로 한인들의 아픔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또, “봉사는 습관이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앞으로는 한국 문화대축제와 같은 행사에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현지에 거주하는 일본, 대만인들도 초청하는 등 타민족 구성권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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