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한국말 배우지 않으면 일본인 되는 것”
“한국인이 한국말 배우지 않으면 일본인 되는 것”
  • 이호근 기자
  • 승인 2014.09.30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박무안 재일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

 
“저는 재일동포 2세로 일본에서 자라면서 일본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때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 일본사람이라고 거짓말하면서 살았지요.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환경도 좋아지고, 많이 발전했습니다. 더 이상 부끄러운 나라가 아닙니다.”

9월25일, 세계한상대회에 참가한 재일민단 회원들에게 오공태 재일민단 중앙본부 단장이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에서 박무안 재일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만났다. 그는 “한국사람이면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 그의 이야기는 “한국의 뉴스에 자막을 넣어 방송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으로 시작됐다. 한국말을 하지만 뉴스가 너무 빨라 알아듣기 힘들다는 것. 드라마는 자막이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뉴스를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매일 아침 저녁 한국 뉴스를 봐도 누가 여당의원인지 야당의원인지 모른다. 한국에서 방송하고 한 시간 뒤 자막을 넣어 방송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해주면 좋겠다”면서 “그런 것도 언론의 역할”이라며 기자를 다그쳤다.

“2세, 3세 자꾸 내려가다보면 한국말을 멀리하게 됩니다. 드라마나 뉴스의 내용을 다 알 순 없어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자막을 보다보면 스스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겠지요. 한국인이 한국말을 안 배우면 일본 사람이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2세, 3세가 한국어를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아버지를 따라 왔다갔다하면서 한국말을 익히고, 민단에서 항상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배웠다는 그는 세대가 갈수록 한국말을 못하는 동포들이 늘어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일본에 살아도 한국말은 어느 정도 배워야 한다”는 그는 “내가 자랄 때와 달리 우리나라가 발전했으니 한국어를 사용하자는 주장도 할 수 있다”면서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은 아이들과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려고 들면 쉽게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람은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강한 집념 때문인지 그의 자녀들은 모두 한국과 인연이 깊다. 박 부회장의 장녀와 차남은 한국에서 유학했고, 장남은 보스턴에서 공부한 뒤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장남은 “한국말이 어렵다”며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나고야에 거주 중인 그의 아버지는 공업용 장갑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했다. 아버지의 장갑공장을 물려받아 5년 정도 운영하면서 제조업이 중국으로 많이 넘어가 더 이상 비전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업종을 바꿨고, 30명이던 직원을 600명이 넘는 수로 불리는 등 회사를 20배로 키웠다. “만드는 걸로는 더 이상 장사가 안 된다”는 그는 “도요타 자동차 공장과 가까워서”라는 단순한 이유로 도요타 자동차 공장에 사람과 기술 등을 보내고, 기술개발 제공하는 잡테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