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문화적 도전, 하루 빨리 깨고 싶어요”
“두 가지 문화적 도전, 하루 빨리 깨고 싶어요”
  • 이호근 기자
  • 승인 2014.11.06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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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겨레 부에노스아이레스 입법부 보좌관

 
“저에게는 아르헨티나에 문화적인 도전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동양인을 보면 다 ‘치노(중국인)’라고 부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동양인의 얼굴을 가진 아르헨티나인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것이죠.”

한국사람, 일본사람, 중국사람이 엄연히 다른데도 동양인을 보면 그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무조건 중국인으로 여긴다. 또 예를 들어 이탈리아 사람이 아르헨티나에 살면 아르헨티나인일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양인을 보면 무조건 이방인 취급한다.

변겨레 부에노스아이레스 입법부 보좌관은 이렇게 설명하면서 이것을 조금씩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동양인이어도 미국인으로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아르헨티나에서는 아직 그런 면에서는 보수적이죠.”

변 보좌관은 이러한 인식들을 바꾸기 위해서는 일단 한국인들이 주류사회에 진출해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한국사람과 중국, 일본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들이 아르헨티나 주류 사회로 나가지 않고 너무 한국인들끼리 모여 사는 것이 안타깝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도 아르헨티나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아르헨티나의 역사와 미래에 기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두 가지 문화적 도전을 최대한 빨리 깨고 싶다는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모범적으로 살아야 하고, 나쁜 일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이민 사회 전체의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는 것. 이번 세계한인차세대대회를 마치고 돌아가면 한국교육원의 뿌리찾기 프로그램에 멘토로 나서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먼저 모범이 되어 후배들에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현재 시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컨텍이 없으니 현지 주류사회에 진입하기까지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의 경우 무임금으로 일하면서도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했다고 한다. 그렇게 2년을 하고 나니 주류사회에 진입할 수 있었다는 그는 “그래서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나보다”고 했다.

모범적이고 성공적으로 주류사회에 진입해 두 가지 문화도전을 깨는 것 말고도 그가 계획하고 있는 일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아르헨티나 라디오방송에 한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10년 전만해도 꿈도 못 꿀 일이었어요. 아르헨티나 주요 라디오 방송에서 K-POP을 들으리라고 누가 꿈을 꿨겠어요.” 한국의 언론에서 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한류가 이만큼 들어온 것만해도 큰 성공이라는 그는 한국에 대해 다방면으로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일방이 아닌 쌍방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요. 한인 사회에는 주요 정치뉴스나 경제 뉴스를 쉽게 풀어주고, 아르헨티나에는 케이팝과 한국문화, 음식, 영화, 한국이 성공한 사례들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죠.” 실제로 이러한 컨셉의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을 추진하다가 잠시 공부 차 워싱턴에 가게 돼 중단했다면서 내년 4월 아르헨티나로 돌아가면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아르헨티나 방송사에 한국에 대한 주제들이 조금씩 더 소개되고, 한국의 경쟁력이 세지면 한국에 대해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을 겁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다르다는 걸, 그리고 한국인도 아르헨티나인이, 아르헨티나 역사에 큰 역할과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최대한 빨리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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