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출 회장의 월드옥타 드라이브, ‘쾌도난마’ 통한 ‘환골탈태’
박기출 회장의 월드옥타 드라이브, ‘쾌도난마’ 통한 ‘환골탈태’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5.01.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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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무역협회 위상 확립… 재외동포사회 진정한 대표 경제단체로”
▲ 박기출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제18대 회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박기출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회장의 얘기를 듣다보면 ‘쾌도난마’(快刀亂麻: 어지럽게 뒤섞인 일을 명쾌하게 처리)와 ‘환골탈태’(換骨奪胎: 낡은 제도나 관습 따위를 고쳐 모습이나 상태가 새롭게 바뀐 것)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박 회장이 구상하고 있거나 진행하고 있는 월드옥타 드라이브가 환골탈태를 위한 믿을 만한 비전과 정책인지 아니면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고식지계(姑息之計)로 작심삼일(作心三日)만에 끝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지난 몇 주간 월드옥타의 동태를 보고 있노라면 회장으로서의 작전수행이 조용하지만 치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조용하지만 진중한 변화… “내실 다지고 외연확대”

향후 2년간 월드옥타를 이끌어갈 박기출 회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제18대 신임 집행부 명단을 발표하며, “회원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상향식 추천방식의 통합형 인사를 실시하겠다는 선거공약을 지켰다”고 강조한 바 있다. 1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월드옥타 국제사무국에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집행부 구성은 협회 중앙조직을 튼실하게 재정비해 내실을 다지면서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18대 집행부 인선의 주요 특징은 회장지명 부회장직 신설, 13개로 통상위원회의 확대·개편 등이다. 이중 소속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상임집행위원회(부회장단)는 대륙별 안배 원칙에 따라 지회장직을 포함한 상임이사 4년 이상 경력을 보유하고, 최소 주변 2~3개 지회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인물로 구성했다. 경륜 및 리더십에 더해 각 지회(68개국 133개 지회)의 의견을 존중한 민주적 인선을 지향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분야(통상, 기획·행사, 홍보, 대외협력)의 업무를 원활하게 실행하기 위해 ‘실무형’ 인사로 회장지명 부회장직을 신설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 회장이 ‘내실’과 ‘위상’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거론한 것도 이와 무관치는 않아 보였다. 월드옥타의 내실을 기하겠다는 것은 세계 각 지역에 지회를 설립하고 회원사를 확대했던 기존 활동도 중요하지만, 조직의 군살을 빼고 기초체력을 길러 유연성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유명무실해진 ‘국제통상전략연구원’을 미래를 준비하는 싱크탱크로 활성화시키겠다는 것도 기초체력과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 박기출 회장은 1월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차세대무역스쿨위원회 워크숍에서 “차세대 발굴과 양성에만 집중했던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차세대경제인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협회의 유연성 제고 노력은 박 회장의 5대 공약 중 하나인 ‘차세대 회원육성과 관리시스템 구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집행부 부회장단을 구성할 때 부회장 중 한 명을 차세대담당 부회장(장영식 부회장)으로 지명했고, 각 지역 차세대들의 목소리를 상시적으로 듣고 소통하기 위해 월드옥타 차세대출신의 지회장(김효수 샌프란시스코지회장)을 위원장으로 뽑았다.

박 회장은 “차세대 무역스쿨 자체보단 그 효과가 중요하다”며, “차세대들이 궁극적으로 협회의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니어들이 투자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월드옥타 외연확대에 있어서 차세대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모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적지 않음에도 많은 국민들이 월드옥타의 존재와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홍보 미흡에도 원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월드옥타에 대한 내외동포 인식개선 차원에서 홍보활동에도 신경을 써 재외동포사회의 진정한 대표 경제단체로 거듭 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홍보를 통한 인식개선사업에 치중하는 것은 협회의 외연확대를 위해선 대내외 위상확립이 선결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협회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올해 월드옥타 지원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유관기관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를 지원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편견에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 박기출 월드옥타 회장은 1월14일 서울 The-K호텔에서 제18대 임원 워크숍을 개최하며, ‘새로운 변화, 힘찬 도약’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월드옥타가 희망하는 예산지원 항목 중 상당수가 중소기업청이나 재외동포재단 쪽으로 이관됐다. 박 회장은 “이러한 배경에는 월드옥타를 민간경제인단체로만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협소한 시선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지난 33년간 월드옥타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던 부분을 간과한 게 무척 아쉽다”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정부와 재외동포기업들 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월드옥타에 대한 지원예산은 단순자금이 아니라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록 정부지원이 예년보다 못한 상황이지만, 자체수익 모델을 만들어서 협회가 장기적으로 순항할 수 있도록 재정 자립을 준비하는 원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천명했다.

5대 공약, 이미 실행하고 있는 현재진행형

지난해 10월1일,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월드옥타 제17대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통해 제18대 회장으로 선출됐던 박 회장은 월드옥타 미래발전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5대 공약으로 △조직 재정비 통한 내실 다지기 △협회 위상 확립으로 외연 확대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 제공 △회원 위한 행사 개최 △차세대 회원육성 및 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 중에 상당수 공약은 이미 실천하고 있다. 협회 위상 확립을 위해 홍보조직을 재건했고, 최근 ‘제18대 차세대 무역스쿨위원회 워크숍’을 통해 차세대무역스쿨위원회 활동방향과 비전, 차세대무역스쿨 프로그램 개선방안 등을 논의·수립했다.

특히,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한·중FTA에 대응해 회원들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발 빠르게 제공했다. 지난 1월8일 오후 중국 저장성 이우(義烏)의 상청그룹과 MOU를 체결하고, 푸텐(福田)시장 5기 국제관에 협회 회원사들을 위한 상설전시관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20여명의 국내외 수출입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회원들이 이들을 활용해 모국에 대한 투자, 수출입거래, 금융 투자 등 모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한상대회와 월드옥타 대회, 각자 독자적으로 가야”

한편, 박 회장은 재외동포재단에서 주관하는 세계한상대회와 월드옥타가 주최하는 세계경제인대회의 통합 주장과 관련해, “한상대회와 옥타대회는 독자적으로 갖는 게 맞다”며 “기본적으로 옥타를 비롯한 각 지역의 업종별 단체와 상공인연합회 등이 대거 참가하는 한상대회의 정체성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대회가 단순한 박람회가 아닌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경제인 조직들이 모국에 모여 세계한상으로서의 비전을 공유하고 상호 네트워킹을 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다양한 분야의 한상들이 한곳에 모여 한상대회 자체의 그릇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수출상담실적에 치중하기 보다는 인문학적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세계한상들이 국립현충원에 모여 참배하는 것도 애국심 고취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월드옥타 세계경제인대회는 1년에 한번 진행하는 총회의 기능이 강하고(국내외 격년제 개최), 4월의 세계대표자대회는 상임이사들이 모여 협회 사업을 논의하는 성격이다”고 설명했다. 올 봄 구미에서 열릴 세계대표자대회에 이어 세계경제인대회는 싱가포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구미대회는 이벤트성 행사보단 해외경제인과 지역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실속형으로 치를 생각이다.

싱가포르에서 열릴 대회는 매년 6.5% 이상의 GDP성장을 보이는 아세안(ASEAN) 6억 인구의 시장에 관심 있는 세계한상들과 동남아 화상(華商), 그리고 한국 중소기업들이 네트워킹 하는 컨퍼런스로 테마를 잡을 계획이다. 지난번 상해 화상과 MOU를 체결한 것처럼 일시적인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네트워킹의 연결고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비싼 돈 들이는 화려한 행사보다는 실효성 있는 대회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모 지회에서 벌어진 내분과 관련해, 박 회장은 “동포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근본은 해외 지역사회에서 화합하지 못하고 갈등을 종종 겪고 있는 우리들 스스로에게도 문제가 있다”며 “결국 이러한 모습은 누워서 침 뱉는 형국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문제가 생겼을 시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유연성 있는 자세가 동포사회 내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먼 훗날 월드옥타 후배들이 18대를 추억할 때, 위기의 시기에 월드옥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밑거름이 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월드옥타 가족들이 같은 방향,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다함께 꾸준히 변화하고자 노력한다면, 협회는 외형만이 아닌 내적으로도 튼튼한 단체가 될 것이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아무리 좋은 기획과 아이템을 준비하더라도 회원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으면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은 우리 옥타 가족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많을수록 세계한인무역협회는 성공한 기업인들의 단체로서 바로 서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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