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81] 조선왕릉
[아! 대한민국-81] 조선왕릉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5.02.1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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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2009년에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조선왕조의 무덤은 총 120기인데, 이 가운데 왕과 왕비가 잠들어 있는 곳을 능(陵)이라 한다. 남한에 40기, 북한 개성에 2기가 잇다. 남한에 있는 왕릉 40기 중 3기를 제외한 37기가 모두 서울 근처에 있다. 경기도 여주에 세종과 소헌왕후가 함께 묻혀있는 영(英)릉과 효종의 영(寧)릉이 있고, 강원도 영월에는 세조에게 찬위를 당해서 17세에 죽은 단종의 장릉이 있다.

왕세자와 왕세자빈이 묻혀있는 곳은 ‘원(園 )’이라 하고, 대군이나 공주 등이 묻혀있는곳은 묘(墓)라 하는데 조선왕조와 관련해서 원은 14기가 있고 묘는 64기가 있다. 연산군과 광해군은 폐위되었기 때문에 왕릉이 아닌 묘에 잠들어 있다. 태조인 이성계의 무덤은 건원릉으로 구리에 있는데 뒤에 왕릉 8기가 더 만들어져 동구릉이라 불린다.

왕릉의 초입에는 홍살문이 세워지며 여기서 분향공간인 정자각(丁字閣)까지는 박석 3단이 반듯하게 놓여있어 혼이 가는 길, 왕이 가는 길, 신하가 가는 길이 구분된다. 정자각 좌우로는 제사를 위한 공간으로 단아한 세 칸 짜리 한옥의 수라간과 수복방이 대칭으로 배치된다.

정자각 뒤가 능침(陵寢)이다. 능침은 높은 언덕에 조성되는데 봉분은 넓은 판석으로 주위를 두르고 난간석을 설치했다. 봉분을 튼튼하게 하면서 왕실의 존엄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판석에는 동서남북의 방향에 맞추어 십이지상을 조각하거나 자축인묘의 글자를 새기기도 한다.

봉분을 중심으로 기와돌담으로 곡장(曲墻)을 두르고 그 사이에는 석호(石虎)와 석양(石羊)을 각기 네 마리씩 배치하여 능을 수호하게 했다. 봉분 앞에는 상석(床石)을 대신하여 혼유석(魂遊石)을 놓아 혼이 여기에서 노닐게 하며 그 앞에는 불을 밝히는 장명등(長明燈)을 세워놓는다. 그리고 그 좌우로는 문인석과 무인석, 석마, 석주를 대칭으로 세워놓는다.

왕릉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공간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시대의 문화적 분위기와 역량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다. 태조의 건원릉에는 그의 고향 땅 함흥의 억새풀이 입혀져 있고, 중종의 왕비인 문정황후의 태능은 그 능침 조각이 엄정하다. 18세기 사도세자인 장조(莊祖)의 융릉은 그 조각이 매우 아름답다. 왕조의 마지막을 장식한 순종의 유릉(裕陵)은 대한제국 황제의 예에 맞추어 황제릉의 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다. 조선왕릉은 이처럼 저마다 독특한 나름의 표정을 갖고 있다.

왕과 왕비의 장례를 국장(國葬)이라고 하는데 보통 5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500년 이상 이어진 한 왕조의 왕릉들이 거의 훼손없이 온전히 남아있는 예는 세계적으로 조선왕릉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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