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러시아 한국관계자들과의 대화
[해외기고] 러시아 한국관계자들과의 대화
  • 김원일(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 승인 2015.02.21 0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원일(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모스크대 정치학 박사)
얼마 전에 공교롭게도 같은 날에 점심식사는 김엘레나 러시아포커스 편집장 등 러시아포커스관계자들과 그리고 저녁은 박병환 경제공사, 러시아사회문제연구센터 소장 블라디미르 수린박사, 크라스나야 즈뵤즈다지 블라디미르 쿠자르 편집장 등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됐다.

러시아포커스는 러시아 국영언론사인 일간지 러시스카야 가제타의 한국어판으로 러시아포커스를 발행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포커스는 우리 모스크바프레스와도 협약관계를 가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수린박사는 2005년 ‘코리아선언’을 러시아 정치전문잡지인 ‘폴리티체스키 클라스’에 기고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러시아극동지역을 한국인에게 과감히 개방하고 받아들여서 러시아의 인구감소 문제와 극동개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서 이 계획의 실현은 극동지역에 한민족과 러시아간의 연합체를 구성함으로써 완성될 수 있다고 주장해 당시에 러시아에서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학자이다.

그리고 크라스나 즈뵤즈다지는 러시아국방부에서 발행하는 국제관계와 군사부문에 강한 일간지로서 러시아의 대외정책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신문의 쿠자르 편집장은 한국과 북한을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이 있는 동북아문제 전문가이다.

이들과 비교적 다양한 주제로 꽤 많은 시간 동안 대화들을 나눌 수 있었다. 그러면서 주제는 자연스럽게 북한정세, 남북문제, 한러관계 등으로 흘러가게 됐다. 대화 중에 쿠자르 편집장이 북한의 군사과학기술에 대해서 흥미 있는 발언을 했는데, 그는 알려져 있는 것과 다르게 북한의 실제적인 군사과학기술의 수준을 아주 낮다고 평가했다. 그의 견해로는 한 국가의 군사과학기술은 자체로 발전할 만한 과학기술 기반이 있고 이를 위한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그 정도의 과학기술적 기반과 경제력이 밑받침되어 있는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군사과학기술도 선진외국과의 과학기술교류가 활발히 있어야 발전하는데 북한은 약 30년 가까이 러시아, 중국과도 군사과학기술교류가 거의 없었다. 그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군사과학기술의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한국의 동북아 전략상의 이해관계 때문에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핵 기술에 대해서도 러시아에서 보기엔 극히 조잡한 수준으로 북한에서 호언하는 것과 같이 미국에 대한 실제적인 군사적인 위협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린 박사는 북한에 대해서 그들이 숨통을 틔울 수 있도록 러시아와 한국이 도와주어야 한다고도 주장하며 러시아극동 지역개발에 남한과 북한이 공동으로 참여하면 극동지역에 자연스럽게 남·북·러가 함께하는 평화지역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남·북·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지역개발은 첨예한 지역갈등이 존재하는 동북아에 새로운 평화공존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북한이 처음 핵개발을 시작한 것이 군사적 목적 못지않게 북한의 경제 개발에 따른 에너지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부분도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해서는 주변국가들이 북한의 에너지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화 중에 5월 9일 모스크바에 열릴 예정인 전승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참석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가게 됐다. 재미있는 것은 김엘레나, 블라디미르 수린, 블라디미르 쿠자르 이들은 하나같이 박근혜대통령의 방러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고 김정은의 방러 가능성은 꽤 높게 판단한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그 주장의 근거를 물어보니 대답도 또한 하나같이 박근혜대통령의 방러를 미국에서 좋아하지 않을 것이란 어찌 보면 간단하고 단순한 대답들이 돌아왔다. 그리고 김정은의 방러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로는 러시아에서 강하게 요청을 하고 있고 공식 비공식적인 압력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러한 견해들에 대한 사실성 여부를 떠나서 한반도가 광복을 맞은 지가 벌써 70주년이 되는 오늘날에도 러시아에서 한국과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주권국가로서 보다는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반도의 남쪽은 미국이 북쪽은 러시아가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 같아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