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82] 설
[아! 대한민국-82] 설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5.03.0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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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한국인에게 명절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설과 추석이다. 이들 명절에만 귀성이라는이름의 민족 대이동이 있다. 단오(端午)와 칠석(七夕)같은 것이 있지만, 이제는 옛 흔적만 민속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괜히 기다려지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명절이다.

‘설’이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說)이 있다. 한 해를 보내니 ‘서럽다’는 말에서 ‘설’이 나왔다는 설(지봉 이수광), 몸과 마음을 삼가고 조심한다는 뜻의 ‘사리다’에서 왔다는 근신설(육당 최남선), 설과 나이를 세는 ‘살’이 그 뜻과 어원이 같다는 설, 퉁구스어 유래설 등 다양하다.

그렇지만 설의 운명은 기구했다. 구한말의 개화물결과 일제의 양력강요로 비롯된 비운은 일제시대는 물론, 1945년 광복 이후 이승만과 박정희 정부도 세계시간의 흐름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음력설을 쇠지 못하게 했다.

그렇지만, 민초(民草)들은 숨어서 설날을 쇠는 등 그 명맥을 이어왔다. 자칫 소멸될뻔한 고비도 있었지만, 1985년 ‘민속의 날’로 정해지더니 1989년 ‘설날’로 바뀌어 이제는 자리를 잡았다. 명절로 정식 공휴일로 앞뒤 사흘이 지정되었다. 이렇게 전래의 설날은 복원되었지만, 나라의 공식적인 새해는 양력의 신정(新正)으로 시작하고 있으니 이제는 공식, 비공식의 이중과세가 정착된 셈이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하는 노래에 언제부턴가 한국인들은 익숙해졌다. 이 노래는 윤극영 작사 작곡의 동요인데, 여기서 까치는 새가 아니라 작다는 뜻으로, 까치설날은 곧 작은 설날을 의미한다. 한해의 마지막 날인 섣날 그믐날을 뜻한다. 이 날은 밤새 불을 밝히고 잠을 자지 않으며, 낮에는 문중과 동네어른께 묵은 세배를 올린다.

설날에는 차례를 지내는데 그 상차림은 제사와 다를 바 없지만 특별히 떡국을 올리고, 아침이므로 촛불을 켜지 않으며, 축문이 없고 헌작도 한번으로 끝난다. 차례가 끝난 다음에는 음복 겸 식사를 하고 집안과 동네의 어른들께 세배를 올린다. 세배를 받는 어른은 덕담과 함께 어린이들에게는 세뱃돈을 주는데, 이렇게 새해 첫날이 시작되는 것이다. 설날에 입는 새옷 ‘설빔’은 1년에 한번 밖에 없는 호사다.

차례상에 올리고 다 함께 먹는 떡국은 대표적인 설날음식이다. 떡을 국으로 끓여먹는 것이 독특하다.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면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긴 가래떡은 장수를 뜻하고, 둥글게 썬 떡은 해를 상징한다.

음료로는 설날과 대보름 기간에 약재를 넣어 만든 약주를 차게 마시는데 이는 액을 막고 귀를 밝힌다고 믿었다. 식혜와 수정과 그리고 다양한 재료와 형태의 한과와 강정으로 풍성한 명절 분위기는 정월대보름까지 가장 길고 화려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농한기와 겹쳐 윷놀이, 널뛰기 등 놀이도 더욱 흥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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