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50주년 맞이하는 아르헨티나 한인들
이민 50주년 맞이하는 아르헨티나 한인들
  • 박채순<정치학 박사, 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5.03.18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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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다민족 음식축제… “현지 사회에 당당하게 진입해 뿌리 내리고 있어”

2015년은 아르헨티나 넓은 대지에 한인들이 첫 발을 디딘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맞춰 아르헨티나한인회에서는 아르헨티나 이민50주년기념사업회와 50주년이민사편찬위원회를 두고 있고, 이민행사 준비와 이민사 편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아르헨티나 한인들은 말비나스 전쟁과 군사독재, 대통령 하야, 실종자 인권문제 등을 비롯해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천정부지의 환율, 계 파동, 북미로의 탈주 또는 이주 등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곤경을 겪어 왔다. 하지만 격동기를 거쳐 오면서도 한인사회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발전했고, 오늘날 2~3만명의 안정된 교민사회를 이루고 있다.

▲ 3월14일,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아르헨티나 거주 이민자들의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다민족 음식축제(Gastronomico de las Colectividades)’를 아르헨티나 대성당 광장에서 열었다.

지난 3월14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청 이민담당 부서에서 아르헨티나 거주 이민자들의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다민족 음식축제(Gastronómico de las Colectividades)’를 대통령 궁 앞 아르헨티나 대성당 광장에서 열었다.

이민자들로 구성된 국가답게 오래 전부터 다민족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부의 정책에 맞춰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에서 주관하는 행사였다. 여러 국가들의 음식이 마요 대로 길(Av. de Mayo)에서 요리·소개됐으며, 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즉석에서 요리강의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 각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미녀들이 출연해 여왕을 뽑는 행사도 진행됐다.

예전에는 한인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나, 그동안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현지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한인 스스로도 한국문화와 음식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고, 최근에는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필자는 오랜 전 부터 중국과 일본인들이 현지인들을 상대로 그들 고유의 음식이나 퓨전 음식을 통해 상당한 비즈니스 성과를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한인식당의 폐쇄성을 안타까워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참여한 ‘향가’나 ‘안녕’ 등의 한인식당 업체에서는 김치, 잡채, 빈대떡, 불고기, 닭강정 등을 아주 깔끔하게 준비해 판매했고, 현지어인 스페인어로 각각의 음식에 설명을 덧붙여 현지인들의 이해를 돕고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인 1.5세대와 2세대들이 합류함으로써, 앞으로 아르헨티나에 K-POP 등 한류 외에 한국 음식문화도 넓게 보급될 것 같은 희망을 발견했다.

이번 행사에 출연한 한인대표 양 브렌다(Yang Brenda) 양은 주최 측으로부터 전통의상 상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한인 민속예술단이 참가해 민요합창, 장구춤, 어우동춤과 부채춤 등 고전무용을 선보여 현지인들의 환호와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이번 행사에는 한식을 선보인 ‘향가’와 ‘안녕’을 비롯해 양 브렌다, 주아르헨티나대사관 관계자, 이민50주년기념사업회를 맡고 있는 백창기 위원장,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는 박상영 씨, 한인사회와 언제나 함께하는 한인언론 한국일보와 꼬르넷 등 다수의 한인들이 동참했으며,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한인 행사를 연출 기획한 이진경 씨가 수고했다.

50주년과 함께 아르헨티나 한인사회가 현지 사회에 당당하게 진입하고 뿌리를 내리는 현장을 확인한 뜻 깊은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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