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싱가포르는 어떻게 해서 깨끗해졌을까?
[칼럼] 싱가포르는 어떻게 해서 깨끗해졌을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5.03.2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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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 전 싱가포르 수상 타계에 대한 단상

▲ 이종환(월드코리안신문 대표)
말레이반도 끝의 조그만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지금같은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리콴유 전 수상이라고 답하는데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30여년을 수상으로 지내며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우뚝 서게 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수상이 3월23일 타계했다. 향년 91세.

과감한 대외개방과 외국투자 도입으로 말레이반도의 끝에 있는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세계의 무역항’ ‘아시아의 금융센터’로 탈바꿈시켜,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이자 ‘국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리콴유 전 수상은 1923년 당시 영국식민지였던 싱가포르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2차대전 중에는 싱가포르를 점령한 일본군에서도 근무하기도 했다. 전후에는 영국으로 유학해 캠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와 변호사로 근무했으며, 이어 1954년 유학생을 중심으로 야당인 인민행동당을 만들어 서기장이 된다.

그리고 1959년 총선거에 나가 야당을 이끌고 승리하면서 35세로 영연방 싱가포르자치주 수상에 올랐고, 63년 말레이시아연방에 가입했다가 65년 분리 독립하면서 독립 싱가포르의 초대 수상이 된다.

이어 90년 고촉통 부수상한테 수상직을 넘겨줄 때까지 수상으로 지내면서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네마리 용’의 하나로 만들었고, 현재 동남아 최고 선진국이 되는 기틀을 닦았다.

리콴유 전 수상이 취한 정책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패와의 싸움이다. 중국 국민당이 부패로 인해 중국 대륙을 내준 것을 아는 리콴유 수상은 재임 시기 부패와의 싸움에 국운을 걸었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서 공직사회가 가장 깨끗한 나라’로 손꼽히게 된 것은 그 결과물인 셈이다. 싱가포르에는 수상 직속의 독립기관인 부패조사청(CPIB, Corrupt Practices Investigation Bureau)을 두고 있다. 부패조사청은 수상 직속으로, 조사국과 행정 및 특별지원국의 양대 부서로 이뤄져 있다. 청장은 수상이 임명한다. 조사국은 특별조사반을 비롯한 4개 반으로 이뤄져 사회 각계의 부정부패를 감시한다.

싱가포르의 부패조사청이 국가 청렴성 확보에 큰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기관에 부여된 막강한 조사권 때문이다. 부패조사청은 공직부정행위 뿐 아니라 민간부분의 부정행위까지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부패방지법에서 정하는 범죄를 범한 자 또는 동일한 범죄를 범한 혐의가 있는 자를 영장 없이 체포할 수도 있다.

또 부패조사청은 혐의자들에게서 발견된 장물 또는 증거가 된다고 인정할 수 있는 모든 물품을 압수할 수 있다. 혐의자에 대해서 은행계좌, 주식지분, 부동산 구입, 지출상태 조사는 물론, 필요한 경우 재산과 서류의 압수수색도 진행한다는 것이다.

물론 부패조사청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검찰로부터 피의자 및 은행장부 조사권한을 부여받아 조사를 진행하며, 기소 시 검사의 동의를 얻는 등 일정한 범위 내에서 검찰의 통제를 받고 있다.

싱가포르는1989년에는 부패재산몰수법을 제정해 부패로 축적한 재산을 압류동결할 수도 있게 만들었다. 중국은 물론, 한국도 최근 부패에 대해 정부가 대대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제정된 김영란법도 그 일환이다. 우리도 차제에 싱가포르처럼 부패방지청 같은 조직을 만들어 운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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