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발(發) 시그널과 '육불치(六不治)'
[칼럼] 중국발(發) 시그널과 '육불치(六不治)'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 승인 2015.07.26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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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의 중국 성적표는 한국경제의 '진단 킷'?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펌글로 나도는 ‘육불치(六不治)’란 글에 우연히 눈길이 간 것은 최근 중국발로 쏟아지는 우울한 시그널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 시그널이란 다름 아닌 한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성적표' 이야기다.

먼저 중국 현대 기아차 소식이다. 중국은 현대 기아차 해외판매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시장이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현대 기아차의 점유율이 최근 7.3%로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차들의 시장점유율은 10%를 넘었으나 지난 5월 이래 가파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고, 심지어 재고가 30만대에 이르러 경영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점유율이 급락한 것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현대 기아차와 2위를 다투는 GM은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을 8.5%에서 10.2%로 늘렸다는 점에서 현대 기아차의 위기감은 더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도 올해말까지 4개점을 폐점키로 했다고 한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에서 120개 점포를 운영중이지만, 현지업체 및 알리바바 JD닷컴 등 전자상거래업체와의 경쟁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마트가 진출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영업손실액이 2012년 400억원, 2013년 840억원, 지난해 1천41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그 손실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마트도 중국에서 고전끝에 ‘발빼기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마트는 지난해말 중국 톈진에서 4개점을 철수시켰다. 한때 중국내 매장을 27개까지 늘렸던 이마트는 지난 2011년부터 점포 줄이기에 들어가 현재 10개 매장만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울한 소식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육불치’라는 글에 눈길이 간 것이다. 육불치는 의사가 치료할 수 없는 6종류의 환자로, 중국 신의(神醫) 편작이 했다는 말이다. 편작과 제나라 환공 사이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고 한다.

“병이 피부 바로 밑에 있으니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깊어진다”는 편작의 말에 제환공은 “괜찮은데 웬 소리” 하고 넘겼다. 그리고 얼마후 “병이 혈맥에 들어서 빨리 치료해야 한다”는 말에 제환공은 “아직 괜찮은데…”하고 무시했다.

그리고 얼마후 편작이 제환공을 보고도 아무 말없이 돌아서자 이상히 여겨 묻으니 편작이 “이제는 병이 골수에 들어 고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제환공이 죽고 편작이 제나라를 떠나면서 남겼다는 얘기가 ‘육불치’로 다음 6가지 종류의 환자라고 한다.

하나는 환자가 교만해 이치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다. 둘째는 돈을 아껴 치료를 하려 하지 않는 사람. 셋째는 몸을 이롭게 하는 섭생을 무시하는 사람. 넷째는 몸의 음양 조절을 안 하는 사람. 다섯째는 몸이 너무 쇠약해 백약이 무효한 사람. 마지막으로 의사를 믿지 않고 무당의 말만 믿는 사람이다. 

이 같은 육불치를 하나 하나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한마디로 해서 ‘병 앞에 겸손하고, 의사 말을 잘 들으라’는 게 핵심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간 앞을 향해 질주해가던 한국 경제에 요즘 이상신호가 오고 있는 듯하다. 중국발 우울한 소식도 그 시그널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럴수록 우리는 한국 경제의 병이 피부 밑에 있는지, 혈맥에 있는지 알아보는 노력을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중국발 시그널’은 한국 경제의 건강을 알아보는 ‘진단 킷’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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