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Garden] 자랑스러운 한국제품
[Essay Garden] 자랑스러운 한국제품
  • 월드코리안뉴스
  • 승인 2015.08.0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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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자 / 미주문인협회 회원

 
샌디에고에 처음 이사를 왔을 적만 해도 듣던 소문대로 수년간 온화한 기후가 계속되었다. 낮엔 여름 햇살이 눈에 부시고 뜨거웠지만, 한국의 여름처럼 끈적거리지 않아 퍽 신기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관절염 환자들이 좋아하는 도시라고 한다. 겨울에 미국 동부에 사는 사람들이 며칠간 여행을 왔다가 따뜻한 기후에 반하여 짐을 싸서 이사를 오는 곳이 샌디에고(San Diego)란다.

돌아보면 우스운 일이 생각난다. 이민 올 때 우리 가족은 신일 회사제품(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조그마한 선풍기를 손가방에 넣고 비행기를 탔다. 그해 여름 우연히 분홍색의 앙증맞은 선풍기를 샀는데, 고국에 두고 오기가 아쉬웠다. 플라스틱이 깨어질까 조심스럽게 모시고 왔다. 미국에 온 적이 없던 내가 이곳 사정을 잘 몰랐고 또 한국산 물건을 너무나 사랑한 탓이었을까.

우리 집과 달리 우리 동네 이웃집들은 천정에 선풍기가 설치된 집이 거의 없었다. 들고 온 선풍기도 거의 사용 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짜증이 나도록 후덥지근한 여름. 점점 더워져서 중앙에어컨을 설치하는 집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도 90년대 초쯤 시얼스(Sears)에서 창문용 에어컨을 하나 사서 걸쳐 놓았지만 겨우 거실 하나만 냉방이 된다. 필터를 깨끗이 씻어주고 여름 한 철 잠시 사용해서 인지 이십 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지금처럼 중국산 제품이 아닌 평판이 좋은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물건이다(Made in USA).

유난히도 여름 더위를 타는 나는 지난해 한국제품 벽걸이 소형 에어컨을 이웃이 설치하는 걸 보고 반가워 사려고 알아보았더니, 어이없는 설치비에 놀라 그만두었다. 그런데 얼마 전 홈디포(Home Depot)에 들렸는데, 이건 웬걸. 긴 통로에 수십 대의 한국제품 이동용에어컨(Portable Air Conditioner) 이 뽐을 내며 줄지어 전시되고 있지 않은가. 가격도 괜찮은 삼백 오십 달러 대의 한국제 에어컨 물결. 처음 보는 이 광경을 추억으로 사진을 찍지 않아서 지금은 후회된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말썽꾸러기 북한(North Korea)에 대하여만 알고 있어 답답한데, 이 뿌듯한 광경에 내 딸과 마주 보며 느꼈던 통쾌한 기분!

미국에 살며 언젠가 엘지(LG)라는 이름이 생소해서 한국에서 온 분에게 물어보니 금성과 럭키가 합병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살 때 금성 텔레비전, 럭키는 치약으로 유명했던가. 한국상표의 편리한 이동에어컨이 미국 상점으로 대량 진출되어 뜨거운 여름을 대기하고 있었다. 남편에게 의견을 물어보려고 눈도장만 찍고 돌아왔는데, 이주 후에 하나 사려고 가보니 없었다. 다른 지점도 알아보니 아예 품절이다. 전기와 시설비를 아낄 줄 아는 알뜰한 사람들이 찾는 필요한 물건이었다.

하긴 우리 동네처럼 아침과 밤이면 추울 정도로 바람이 부는 도시에서 무슨 중앙냉방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겠는가. 대신 새 상품으로 일이백불이 더 비싼 다른 엘지제품이 몇 대 있었다. 곁에는 다른 회사제품들도 시장을 뚫고 들어와 경쟁하듯 진열 되어 있었다. 또 놓치기 전에 우리나라 제품 에어컨을 한 대 샀다. 미국에서는 돈을 더 내고 사는 물건들은 그만큼 품질이 확실히 좋았다.

이미 한국제(Hyundai, Kia) 자동차의 인기도 점점 오르고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산 재미있는 연속극(Korean Soap Opera)으로 서양과 동남아 사람들에게 차츰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몇 해 전 가까이 지내는 한 미국 이웃은 오랜세월 애용하던 포드 자동차를 던져버리고 소나타를 샀다고 말하더니, 이젠 설거지 기계도 한국제품(LG)을 샀다며 우리에게 자랑했다. 부부가 한국사람인 우리를 무척 좋아해서일까.

한국 전쟁 후(After Korean War), 궁핍하게 살아 온 부모님과 우리가 얼마나 허리를 졸라매고 절약하며 애써 배운 공부이고 기술이 아니던가. 에어컨을 자동차에 싣고 오는 동안에도, 집의 창문에 설치하는 동안에도, 어쩜 이렇게 잘도 만들었을까 하며 우리 가족은 한없이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 부디 품질을 보장하는 애프터 서비스로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에 계속 진출하기를 나는 두 손을 모아 빈다. 세계인의 손바닥에서 삼성(Samsung)과 엘지 전화가 놀고 있는 걸 보며, 각자의 위치에서 조용히 노력하는 내 조국의 존경스러운 여러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본다. 사람들 앞에 나타내거나 보이지 않지만, 그 고귀한 분들은 만인에게 웃음과 행복을 흠뻑 뿌려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대한민국에서 도대체 일부의 못난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걱정하며 다른사람을 배려하는 건설적인 일을 추구하기보다는 서로 흠을 잡으며 다투는 꼬락서니가 한심스럽다. 신뢰감을 잃지 않는 신용(Credit)이 중요한 세상이건만, 아직도 이기심 속에서 창피스러운 부정부패를 저지른단 말인가. 자랑스러운 우리 한국제품처럼 국민들도 도덕성이 높은 한국인으로 성숙되어 가기를 난 오늘도 꿈꾼다.

최미자의 미주문학서재 mijumunhak.net/mija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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