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물 내리는 치악산사 앞뜰
자연못에 비와 연잎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연잎은 한동안
빗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
얼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쏟아 버립니다.
그 빗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고 거기서 또 채워지면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냅니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얹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미련없이 비워 버립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끝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테니까요.
세상사 이치도 마찬가지건만
몽매한 사람들은 가질 줄만 알지
비울 줄 모릅니다.
욕심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니,
그렇게 모이고 많아질수록
우리의 영육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삶이 고단하고 고통스러운 건
놓아버려야 할 것을 끝까지
쥐고있는 까닭일지니,
자신을 짓누르는 물방울을
가볍게 비워버리는 연잎처럼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야할 지를
알아야 합니다.
악기는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울림이 있듯
욕심을 비워야 좋은 걸로 채워집니다.
새로운 한 주의 시작
비우면 내면에서 울리는
자신의 외침을 듣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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