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아르헨티나 예선 결과로 본 대선 전망과 시사점
[해외기고] 아르헨티나 예선 결과로 본 대선 전망과 시사점
  • 월드코리안뉴스
  • 승인 2015.08.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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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 연구위원

박채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 연구위원
아르헨티나에서 예비선거((PASO: Primarias Abiertas Simultáneas y Obligatorias)제도는 2009년에 선거법 26,571호로 실시되었고, 국민이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 상원의원, 하원의원은 물론 주지사, 시장, 구청장, 시.구의원 등 각 급의 모든 공직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부여하는 선거다.

이 예비선거는 전국적으로 실시하며 17-70세의 국민은 정당 소속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가 의무적으로 1인 1표를 행사하여, 정당 또는 연합체에서 1.5%이상을 얻은 최고 득표자에 본선 출마 자격을 주는 선거 제도다. 단 지방에 따라서 다소 예외는 있지만 16-18세와 70세 이상 국민은 이 예비선거 참여에 강제적인 의무가 없고 자유의지에 맡긴다.

즉 한국의 당내 경선 같은 종류의 예비 선거이지만, 각 당의 본선 행 후보를 전 국민에게 개방하여 실시하는 제도다. 아울러 이 선거를 통해서 70여일 후로 다가온 본선에서 국민의 지지 정도를 미리 예측해볼 수도 있는 선거다.

한국에서는 각종 선거에서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해 당원만의 또는 당원과 일반 국민을 포함하여 후보자를 선출하거나 정당의 조직에서 하향 공천을 하는 데, 아르헨티나의 이 PASO제도는 전 국민이 동시에 의무적으로 1인 1표를 행사하여 투표를 하고, 정당 또는 정치 연합은 일정 기간 이전에 예비 후보자를 내 놓아 국민의 총 투표에 의해 그 그룹의 주자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의 이 예선전의 결과로 각 정당이나 후보자의 결선에서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고, 단독 당선 또는 연합하여 당선하거나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선거 전략을 세울 수도 있는 것이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 8월 9일 아르헨티나 전국에서 실시한 예비선거(PASO)에서 집권 여당 페론당의 ‘승리를 위한 전선(FPV: Frente para Victoria)’후보인 다니엘 시올리(Daniel Scioli)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가 38.41%를 획득하여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다.

2위는 ‘교체하자 연합(Cambiemos) ’마우리시오 마끄리(Mauricio Nacri)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진영이 30.07%의 지지를 받아 3위와의 격차를 10%로 하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3위에는 UNA(Unidos por una Nueva Alternativa)후보인 세르히오 마사(Sergio Massa)의원이 진영에서 경쟁자인 델라 소따의 표를 포함하여 20.63%를 얻어 대선에서의 희망의 불씨를 살리게 되었다.

8월 9일 예선에서 2015년 대선을 향해 출정한 예비선거 후보자는 총 15명이었다. 그러나 인민전선의 빅토르 헤나로 등 5명은 기준 선인 1.5%를 득표하지 못해 자동 탈락하고, 당 또는 연합 내에서 경쟁에서 탈락한 산즈, 까리오, 델라 소따, 알따미라 등 네명과 아홉 명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단독 후보로 나선 다니엘 시올리, 마르가리따 스톨비제르와 아돌포 로드리게사 등은 무경선으로 기준 득표인 1.5% 이상의 지지를 받아서 본선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또한 마우리시오 마끄리, 세르히오 마사와 니꼴라스 데 카노 등은 당 또는 연합체 내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본선에 출마하게 되어 총 여섯 명이 10월 25일의 경쟁에서 대권을 두고 결전을 벌일 예정이다.
▲ 본선에서 승리를 꿈꾸는 시올리 후보

표: 예선(PASO) 선거 결과

 

위 표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당에서 크리스티나 지명을 받은 페론당 다니엘 시올리(Daniel Scioli) PFV(Frente para la Victoria)가 단독으로 38,41%를 득표하였고, 제 1야당 보수 연합의 ‘교체하자(Cambiemos)’의 PRO당 대표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 마우리시오 마끄리(Mauricio Macri)와 사회민주당 성향의 라디깔 당 대표 상원의원 에르네스토 산즈(Ernesto Sanz) (socialdemócrata)그리고 사회 기독교및 중도 우파인 엘리사 까리오(Elisa Carrió)등 세 후보가 경선을 했는데, 그 합계가 30.07%를 획득한 내용을 보여준다.

제 3 세력으로는 지난 2013년 중간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국회의원인 세르히오 마사(Sergio Massa)와 꼬르도바 주지사 델라 소타(José Manuel de la Sota)두 페론당 후보가 키르츠네르를 반대한 여당의 비 주류인 중도 우파를 지향하는 연합체인 UNA로 출전하여 연합 내에서 경쟁하다가 합계 20,63%를 획득한 것이다. 특이한 것은 당 내 또는 연합 내에서 예선 전에는 서로 경쟁하다가 일단 선거 결과 후에는 당이나 연대 내 각 후보가 얻는 표를 합산하여 본선에 임한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선거법에 의하면, 한 후보가 40% 이상의 지지를 받고 2위와의 표차가 10% 이상이 되거나, 곧 바로 45%이상을 획득하면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 이 요건에 충족되지 못할 경우에는 11월 24일에 1위와 2위가 결선투표(balotaje)를 하게 되고,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여 12월 10일에 취임하게 되는 정치 일정이다.

10월 25일 선거에서는 정,부통령 선거와 72명 상원의 중 1/3인 24명. 257명의 국회의원 중 130명을 갱신하고, 43명의 메르코수르 의원도 선출하게 된다.

이 번 예비선거 결과는 1위를 한 시올리 후보는 본선에서 최소한 40% 득표하여 당선코자 하는 목표이며, 2위를 한 마끄리는 일단 본선에서 시올리의 승리를 확정 짓지 못하게 하여, 결선 투표에서 모든 야권 진영과 협력하여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3위에 그친 마사 후보는 마끄리에 뒤집기를 시도한 후에 여의치 않을 때에 차선으로 결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사실 1위 시올리 호보는 2위 마끄리 후보와 8.3%의 격차를 벌렸으나, 이론상으로는 2위 마끄리와 3위 마사가 연합하면 승리를 할 수 없고, 마끄리나 마사도 서로 상대방의 협조를 얻으면 대통령에 당선 될 수도 있는 투표 결과다. 선거 결과로 보면 시올리 후보는 본인이 득표한 38.4%에 최소한 2%를 얻고 차점자와의 10%차를 만들어야 당선이 되기 때문에 상대방 지지자들의 표를 가져오는 데 선거운동을 할 것은 자명한 이치다.

마사와 연대하여 UNA를 만든 꼬르도바 주지사 델라소타는 6.4%를 얻어 마사에 밀려 대선 본선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경우 델라 소타가 시올리를 지원한다면 시올리의 승리가 담보되는 표의 분포다. 물론 이론과 같이 않지만, 예선 결과에 의해 여러 가지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선거가 완전히 선거 공학적인 면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유권자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후보자의 표현이나 의도에 따라 최종 후보 선택을 전략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선거다.
만약 시올리가 당선되면 기존의 키르츠네르와 크리스티나의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내용을 담보하기 위해서 크리스티나 진영에서는 시올리의 부통령 후보로 키르츠네르와 크리스티나가 가장 신뢰한 까를로스 자니니(Carlos Zannini) 를 부통령에 지명하고 다음 정부와 조율을 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03년 두알데 전 대통령이 키르츠네에게 정권을 물려주면서 그와의 가교 역할을 위해 자기와 가까운 시올리를 부통령에 추천하여 간접적인 통제를 하고자 했으나, 키르츠네르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한 크리스티나 첫 임기 때 라디깔 당의 훌리오 꼬보스(Julio Cobos)를 부통령으로 선택하였으나, 2008년 7월 정부의 농산물 수출세 인상에 대한 법률안 투표에서, 상원의장이던 꼬보스가 36대 36인 가부 동수인 상황에서 정부의 안에 반대하고 농민을 위한 표에 손을 들어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처럼 부통령의 위치가 정권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임명된 자니니가 당선되면 두알데의 시올리가 될지 반대의 결과가 될지도 궁금한 일이다.

▲ 결선 투표: balotaje에서 역전을 노리는 마끄리 후보

기업가 출신으로 중도 우파 성향의 마끄리가 당선되면 친 기업가적인 경제정책을 펼치지 않을까 기대되는 한편, 반대에서는 현재까지 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포기할까 염려하는 국민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마끄리는 국민 60%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주장한다.

3위를 한 마사는 처음에 두알데와 키르치네르 밑에서 페론당 정책을 보고 배운 사람이었고, 크리스티나 정부에서 수석장관을 역임한 바 있으나, 크리스티나와 갈등으로 뛰어나와 자기 독자 노선을 걷고 있으며 중도 우파 정책을 표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당선되면 시올리 보다는 현 정책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 대선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꿈꾸는 마사 후보
9월 20일 공식적인 선거 시작일에 앞서 잠시 휴식차 이탈리아를 찾은 시올리 후보에게 야당과 여론의 비판이 비등하자 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돌아왔다. 물론 아르헨티나에 홍수의 피해가 심한 상황이었지만, 이미 세 후보 진영에서는 사실상 벌써 본 선거가 시작된 것이다.

세 후보가 남은 70여일 동안에 어떤 정책과 지도력을 발휘하여 선거 운동을 통해서 대권의 승리를 쟁취할 지가 관심사인 아르헨티나의 현 시점이다.

한편, 공천 제도를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추진하자는 쪽과 오픈프라이머리 (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하는 쪽의 주장이 대립되는 과정에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경선 후의 당내 갈등이 표출되고 신인의 진입 장벽이 높은 등 문제가 상존하는 한국의 공직후보자 선출에 비해, 당내 또는 연대한 그룹 내에서 치열하게 경쟁 한 후에도, 일단 후보가 결정되면 당내 화합과 협력을 통해서 상대 진영을 상대로 힘을 합치는 아르헨티나의 PASO제도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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