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재외동포재단, 한인단체 분규 '해법' 바꿔야
[해외기고] 재외동포재단, 한인단체 분규 '해법' 바꿔야
  • 최현경 前美메이컨한인회장
  • 승인 2015.09.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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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규 당사자 양측 모두 초청하면 해결 빨라질 것...발상전환 필요
▲ 최현경 전 메이컨한인회장

재외동포재단의 조규형 이사장은 재외동포들이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재외한인사회와 모국이 상생하는 ‘한민족 공동체’를 만들자고 역설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재외한인사회 발전을 돕는 국가 기관이다. 해외 한인사회가 인적 자원으로 모국과 연결되도록 하고, 결과적으로는 국가발전에 당당한 일원으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정책집행 및 지원기관이다.

그런 점에서 재외동포재단이 해외 각지 한인들의 대한 권리를 효율적으로 신장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펼치는 것은 물론이고, 재정적 지원을 통해 해외 한인사회의 실질적 발전을 지원하는 정책기관으로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동안 재외동포재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재외한인사회의 참여를 유도해왔으며, 오랜 기간 구심점 없이 있던 해외한인사회를 모아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해외한인사회의 활성화 및 네트워크화에 큰 기여와 함께 실질적 발전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우려가 되는 일이 있다. 해외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소극적으로 임하는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런 우려는 재외동포재단이 재외한인과 한인단체에 대해 기계적이고, 공식적 업무만 수행하는 사무적 관료적 기관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다.

재외동포재단이 한인단체의 분규에 대한 대응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한인단체라는 게 분규가 따르기 마련이다. 지구 곳곳에 산재한 한인단체들은 지리적 환경적 여건이 다양한 만큼 어려가지 갈등을 내부에 안고 있다. 그 결과가 분규로 나타났을 때 과연 재외동포재단은 그 원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고자 했는지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외 한인사회에서는 재외동포재단이 한인단체가 갈등을 빚고 있어도 깊이 있는 현지 조사는 거의 하지도 않은 채, 분규당사자들로부터 분규원인, 분규책임에 대한 주장 등의 내용만 서면으로 받아 분규 판정으로 내리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객관성을 유지하지도 못한 채, 분규당사자들의 세세한 사정도 도외시한 채 재외동포재단이 법원인 듯 쉽게 ‘분규단체’ 라는 판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분규진행 중인 단체의 당사자들의 자존감에 크나큰 상처를 주고, 심지어 단체의 정체성마저 훼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이 분규단체 지정을 너무 사무편의에 따라 해버려서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간 적잖은 단체가 분규로 몸살을 알아왔거나 지금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파라과이한인회,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뉴욕한인회, 스페인한인회총연합회, 재일본한국상공회의소, 세계한인무역협회의 워싱턴 DC지회, 재영한인회 등이 그 사례다. 이들 단체에 대하여 이유를 불문하고 기계적으로 ‘당신들은 분규단체’ 라는 ‘주홍글씨’를 새기면서, 재외동포재단이 주최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벌’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외한인사회에서 재외동포재단의 지나친 처사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차라리 분규단체를 행사에 다 초청해서, 서로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하도록 해보면 어떨까? 가령 둘다 초청해서 두단체 모두 소개한다면, 스스로 화합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인단체들도 현장에서 화합을 위한 중재에 동참해줄 것이다. 이는 해외단체들이 분규로 치닫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는 계기도 될 수있다? 다시 말해 분규단체를 초청하지 않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이 할 수 있는 일로 이것이 더 적극적이고 발전적인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는 ‘세계한인회장대회’나 ‘세계한상대회’에는 운영위원회가 있다. 연간 한두차례 모여서 진행되는 운영위원회는 사실상 재외동포재단의 거수기 역할만을 해왔다는 지적이 많다. 재외동포재단은 스스로 방침을 결정해놓고 운영위원회에 안건을 올려서 눈가리고 아옹식으로 책임만 넘기는 일을 거듭해오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재외동포재단이나 운영위원들은 혹시 맡은 바 책무에 불성실하고 무책임하지 않았나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세계한인사회가 재외동포재단에 거는 기대는 크다. 명실공히 세계한인사회의 구심점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그 같은 기대에 맞으려면 관료적 태도와 임기만 채우면 된다는 복지부동의 안일함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또 정부예산을 주무르면서 재외한인사회를 마치 지배 관리한다는 느낌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해외한인단체가 분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면, 그들의 아픈 사정을 경청하고, 이해하고, 나아가 한인사회의 의견을 수렴해서 중재하고 통합해 발전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냥 ‘알아서 통합하라’는 무관심 일변도의 태도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재외동포재단의 설립취지는 물론 존재의의와도 부합할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의 환골탈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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