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장단의 '잊지 못할' 경주 포항 단합대회
[동행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장단의 '잊지 못할' 경주 포항 단합대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5.10.11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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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km 걸어서 호텔 가고, 족발배달차 끼어 타는 해프닝도
 

“첨성대와 관련한 대규모 국제학술행사를 주기적으로 개최해보면 어떨까?” 아프리카중동한인회장들의 단합대회를 따라 경주의 첨성대를 둘러보면서 얼핏 이런 생각을 해봤다.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회장 임도재)는 10월8일부터 10일까지 경주와 포항에서 2015년 가을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 행사에는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한 아프리카중동지역 한인회장과 부인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첨성대를 방문한 것은 둘째날 오전이었다. 이날오전은 두팀으로 나뉘어 행사가 진행됐다. 20여명이 참여한 골프경기와 나머지 20여명이 참여한 관광행사가 각기 따로 열렸던 것. 관광팀은 오전에 경주 불교유적의 보고인 남산을 찾은데 이어 대릉원의 천마총을 방문하고, 이어 첨성대와 경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마침 첨성대를 방문했을 때 화제가 된 것이 ‘첨성대의 실체가 뭐냐’는 것이었다. 첨성대는 삼국유사 등에 별을 관측한 곳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같은 형태의 건축물이 동서양 어디에도 발견된 게 없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다는 게 함께 첨대를 돌아본 신현성 리비아한인회장의 얘기였다. 서상태 중앙아프리카공화국한인회장도 “산도 아니고 평지에서 별을 관측한다는 것은 이상하다”고 맞장구쳤다.

첨성대는 경주 천년의 왕성인 월성 앞에 자리잡고 있다. 첨성대가 있는 곳으로부터 경주의 넓찍한 들판이 펼쳐진다. 첨성대 옆으로는 거대한 주춧돌들이 늘려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그곳은 경주 왕성 앞의 번화가였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건축물의 도시 기능적 측면’에서 첨성대의 역할을 추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첨성대 모양의 건축물이 도시 번화가에 세워졌다면 어떤 역할을 떠맡았을까? 혹시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하지는 않았을까? 연기를 피우거나 북이나 종을 울려서 백성들에게 시간을 알리는 건물이 아닐까 하는 것. 과거 시간을 관장하는 부처가 달력도 만들고, 별 관측도 주관했기 때문에 별을 보는 곳이란 뜻의첨성대로 불린 것 아닐까 하는 것이다.

“첨성대 역할을 밝히기 위해 대형 국제학술회의도 개최할 수 있지 않나요? 논문에 현상금도 크게 걸고 말이지요.”  이 같은 말에 신현성 회장 등이 ‘좋은 생각’이라면서 동조했다. 첨성대의 실체는 베일에 가려 있더라도, 이를 위한 학술행사 자체가 경주와 신라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이런 얘기를 나누면서 일행은 경주박물관을 찾아 에밀레종과 경주황금문화 전시관을 둘러보고는 골프경기팀과 합류했다. 

오후 일정은 불국사와 석굴암 관광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한글날로 3일간 황금연휴의 첫날이어서인지 경주는 차로 넘쳐나 교통체증이 격심했다.

이어 곧 대형 해프닝이 일어났다. “차가 막혀 석굴암을 가기 어려울 것같다”는 경주문화해설강사의 말에 임도재회장을 비롯한 골프경기팀 참가자 11명이 “피곤해서 호텔로 돌아가 쉬겠다”면서 쉬엄쉬엄 움직이는 버스에서 용감하게 내려버린 것. 버스에서 내려 2km 정도 가면 호텔이 나온다는 누군가의 얘기에 즉시 행동으로 옮겨버린 것이다. “여기서 내리면 안되는데…” 경주 출신인 김부진 전 나이지리아회장이 뒤늦게 나서서 말렸으나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무모하게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이날 된통 고생을 했다. 버스에서 무려 12km 거리에 호텔이 있었던 것. 나중의 얘기에 따르면 버스에 내린 사람들은 무작정 한시간 반가량을 걷다가 앞서가는 사람 뒤처진 사람 등 3개 그룹으로 쪼개져서 호텔 도착을 목표로 각자도생을 시도했다고 한다.

선두주자였던 김점배 오만한인회장 등은 세시간여만에 12km를 도보로 완주해 호텔에 도착해 녹초가 됐다.이어 임호성 사우디 젯다한인회장이 포함된 중간팀은 한시간 40분을 걸은 끝에 겨우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에 갔다고 하며,맨 뒤에 처진 팀은 1시간 반을 걸은 끝에 족발배달 경차를 얻어타는 기지를 발휘해 다른 그룹보다 먼저 호텔에 도착했다는 얘기였다. 그 '족발팀'에는 임도재 회장과 이말재 전 카타르 한인회장 등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

이날 두번째 팀에 속해 겨우 택시를 잡아탔다는 김진의 남아공한인회장은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는 경주땅을 걸어서 밟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그날 체험한 '고생의 깊이'를 짐작케 했다. 행사 마지막날인 3일째에 아프리카중동 한인회장단 일행은 전날 족발배달차를 얻어탄 팀이 사둔 족발을 버스에 가득 싣고 호텔을 떠나, 포항제철을 탐방한 후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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