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아르헨 대선후보들의 ‘국가 위한 합의’ 주장하는 아돌포 후보
[해외기고] 아르헨 대선후보들의 ‘국가 위한 합의’ 주장하는 아돌포 후보
  • 박채순<정치학 박사, 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5.10.19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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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극심한 경제 위기 상황인 2001년 12월20일 델라 루아(Del La Rua) 대통령이 대통령 궁에서 비행기로 탈출하고, 라몬 푸에르타(Ramon Puerta)에 이어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Adolfo Rodríguez Saá) 산 루이스 주지사가 두 번째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는 12월 23일 상·하 양원 합동 회의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자마자, “아르헨티나 국가 외채 지불을 정지한다”라고 디폴트를 선언했다. 당시 의원들은 박수로 그의 외채지불 정지선언을 환영했다.

그를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하면서, 90일 내에 선거를 실시하여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고, 델 라 루아 잔여 임기까지 정부의 정통성을 이어가고자 했던 당시 페론당의 주류들의 의사였다. 그러나 그의 언행이 임시 대통령에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에드와르도 두알데와 델라 소타 등 주류 다수가 그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자, 그의 의지하고는 다르게 12월30일 사임을 하게 된다.

총 일주일의 단명 대통령으로 끝난 로드리게스 사아 형제는, 그 후 동생인 알베르토 호세 로드리게스 사아(Alberto José Rodríguez Saá)가 2007년과 2011년, 그리고 2003년과 2015년에 자신이 대통령직에 출마하여 두 형제가 번갈아 가면서 아르헨티나 대통령직에 도전하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들 가문은 아르헨티나 북서 지방의 산 루이스(San Luis)주를 기반으로 수차례의 주지사, 하원의원 상원의원을 번갈아 가면서 역임했다. 그의 가문이 사실상 산 루이스 주의 봉건 영주나 인디언의 족장(Cacique)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산 루이스는 아르헨티나에서 크기로 18번째 주로 76,748 km²에 인구 50만이 되지 않은 아주 작은 주다. 농업과 목축업이 주산업이던 지방을 로드리게스 사아 주지사 때부터 실시한 투자 자본의 면세 등 적극적인 산업 유치 정책을 구사하고 관광 산업에 힘써서, 주택 보급률 100%, 실업률 제로 등 아르헨티나에서는 특별한 주로 알려진다.

이번 2015년 대통령 선거를 위한 예비 선거에서 그가 2.09%로 472,303표를 얻어서 예선을 통과한 6명 중 한 명으로 본선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현 여론의 추세로 보면 혼자서는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 600여명이 참석한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대선 후보 후원 만찬장.
그러나 로드리게스 사아가 획득한 50십만 가까운 표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대선의 판도가 결정될 만한 중요한 수치다. 물론 이 표는 주머니 속의 표가 아니지만, 이 표로 다니엘 시올리는 결선 없이 승리가 가능하고, 마우리시오 마끄리와 세르히오 마사 후보에게는 결선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표가 될 수 있으며, 시올리와 결선에 올라 올 후보들이 당선을 확정하는 데 아주 긴요한 표가 된다는 정세 분석가들의 판단이다.

필자가 지난 15일 저녁 8시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후원회 밤에 초대 받아 참석했다. 아르헨티나 한인들이 현지인과의 교류가 아직도 미미한 편이나, 현지에서 변호사, 회계사, 의사나 기업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인 1.5세와 2세들이 차츰 주류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로보(Lobo)지방에서 프로축구 팀을 운영하는 최병수 변호사가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진영의 기업인들과 친분을 맺고 있어, 한인 몇 분을 초대한 것이다.

입담 좋기로 잘 알려진 아돌포 사아는 600여명이 모인 만찬 연설에서, 자기가 집권하면 아르헨티나의 농업 생산혁명을 이루어, 수출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통해 경제 잠재력을 키우고, 인플레이션과 2중 환율 제도를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 필자의 한국 관련 질문에 응하는 로드리게스 사아 전 대통령.
그는 특히 본선일인 10월25일 이전에는 “내 국정 정책과 프로그램을 어떤 후보와도 공유할 용의가 있다(Estoy dispuesto a acordar con quien compartamos un programa)”고 강조하고 10월 25일후와 결선 투표일인 11월 22일 이전에 결선에 오른 후보들의 ‘국가를 위한 합의(Aacuerdo patriótico)’를 주장했다.

연설에서 한국인들의 관심과 이 자리에 참석을 환영한다는 사아 후보에게, 한국의 짧은 시기에 이룬 정치, 경제 발전과 한인 동포들에 대한 질문을 한 필자에게, “한국의 발전상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현지 한인 교민들이 산 루이스 주를 방문하면 언제나 환영하여 교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만찬장에는 최병수 변호사 부부 외에 황을순, 이병규, Alice Kongl 등 한인 전문인들이 참여했다. 또한 한인 2세들인 Dan Kong, 박예리 씨 등도 참여하여 현지 정치인, 기업인들과의 교류를 다짐한 자리를 가졌다.

▲ 한인 1.5세 최병수 변호사의 부인 Maria Lee.

필자소개
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국립 라플라타 대학교 KF 객원 교수
아르헨티나 외신 기자협회 소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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