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分事를 잃지 않는 辛卯年 한 해가 되길
本分事를 잃지 않는 辛卯年 한 해가 되길
  • 논설위원실
  • 승인 2011.01.0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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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박완규 편집국장

2011년을 시작하는 찬란한 태양이 온누리에 밝은 빛을 쏟으며 힘차게 솟았다.

신묘년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 750만 해외 한인 동포들의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고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우리 재외동포 관련 단체들은 그동안 닦아온 기틀을 발판으로 미래를 향한 힘찬 도약이 있기를 소원한다.

새해가 왔는가/미처 맞이할 겨를도 없이 불쑥/들이닥친 길손처럼 새해는 와 버렸는가/어제 방구석에 쌓인 먼지도 그대로/내 서가의 해방기념시집의 찢어진 표지/그 위를 번져 가는 곰팡도 아직 못 쓸고 있는데/새해는 불현듯 와 버렸는가…/미처 남쪽으로 떠나지 못한 새들도 있는데/불현듯 불현듯 새해는 왔는가. <이동순 '새롭지 않은 새해의 시' 중>

옛 사람의 "산중에는 日曆(일력)이 없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일력'은 요즘말로 캘린더를 가르키는 것이니, 그 시구는 "본래 묵은 해니 새해니 하는 것이 없다"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세월 그 자체에 어디 무슨 분별이 있겠는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일 진대. 굳이 사람들이 그것을 잘라서 날이다, 달이다, 해다 라고 분별하는 것일 뿐이다. 왜 그렇게 분별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세시풍습을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다.

"섣날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라고 해서 제야(除夜)를 깨어서 넘기도록 한다거나, 집 곳곳에 등잔불을 밤새도록 켜놓는 등의 일들이 모두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것 아니겠는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것이다.

본래 분별이 없는 시간이지만, 묵은해를 보내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送舊迎新)은 다시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삶을 출발하기 위해서임을 말할 나위도 없다. 이렇게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무슨 특별한 사건을 만듦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본래의 있던 자리, 본래의 자세 그대로 돌아가는 일이다. 우리가 새해라고 해서 경건하게 차례를 지내는 것이나 해님에게 새해 소망을 빌어보는 것이나 모두 그 순간 우리를 본래의 우리로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다.

본래의 우리 모습을 본래면목(本來面目)이라 말하고, 본래 우리가 챙겨야 할 일을 본분사(本分事)라고 말한다. 그렇게 본래면목을 되돌아보게 하고, 본분사를 망각하지 않도록 단절 없는 시간의 흐름에 마디 마디가 생겨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금년은 그러한 새해의 의미를 더욱 간절히 되새겨야 할 것 같다. 재외동포라는 우리의 공동운명체 역시 적지 않은 과업을 일궈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북한의 천안함 폭파와 연평도 무력포격 사태로 우리 국민은 물론 해외 한인 동포사회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국가 안보를 위한 각국의 우리 한인과 동포들의 다각적인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 참정권 발효에 따른 여야의 정치공세를 자제하고, 정치세력화로 갈등과 분열이 조장돼 혼란스러운 교민 사회의 민심을 수습해야 하겠다. 더불어 재외국민선거가 제대로 치러지도록 미흡한 제도정비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전세계 한인 리더 및 경제인들의 네트워크 강화 및 활성화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을 높이는 일에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다.

물론 이러한 일들은 자칫 우리들에게 우리 본분사를 망각하도록 이해관계로 반목할 가능성이 있다. 비록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자기 본분사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대승적 합의와 동참을 끌어내야 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시간은 쉼 없이 흐르고 또 흐른다. 오늘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우리는 한 해의 대소사를 되살피고 점검해 보는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 삶의 대한 평가의 주요 잣대는 우리가 얼마나 엄정(嚴正)하게 우리 본분사에 충실했는가 하는 점이 될 것이다.

그래서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우리 재외 한인 리더들이 본분사를 잃지 않았으면 하고, 신묘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당부해 마지않는다.

'황새는 날아서/말은 뛰어서/거북이는 걸어서/달팽이는 기어서/굼벵이는 굴렀는데/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반칠환 '새해 첫 기적'>

새해 첫날, 750만 동포들과 함께 다시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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