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재외국민투표, 허점 수두룩하다
{특별기고} 재외국민투표, 허점 수두룩하다
  • 김용철 교수
  • 승인 2011.01.0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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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부산대 정치학 교수

 
재외국민도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부터 투표권을 가지고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얼마 전 21개국에서 모의투표까지 해 보았다. 2012년 선거일 현재 만 19세가 되는 재외국민 선거인 수는 229만5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 이탈리아만이 재외국민 투표를 시행하지 않다가 일본은 2000년부터, 이탈리아는 2003년부터 재외국민 투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 시행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여당과 야당이 서로 유•불리를 따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번 국정감사에서도 논의가 있었지만 시행에 앞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해 보자.

첫째, 투표방법의 문제인데 현재 우리 공직선거법 218조 16에서 재외투표소에 가서 직접 투표하는 방법만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관투표를 의미한다.

만약 공관투표만 허용하면 자칫 우리 헌법 47조와 67조의 보통선거 원칙 규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왜냐하면 공관에서만 투표하게 되어 물리적으로 거리가 너무 멀어 갈 수 없는 지역에 공관이 있는 경우 결국 제한선거의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 캐나다 스웨덴 일본 등은 우편투표와 공관투표를 병행하여 시행하고 있고 미국 독일 호주 등은 우편투표만 시행하고 있다. 대만은 귀국투표만 허용하고 있다.

둘째, 선거운동과 관리의 공정성 확보 문제다. 선거운동 기간 내의 선거 부정과 감시는 국내 선거에서도 공정선거 확보의 가장 큰 주요 관심사다. 그러나 외국에서의 선거운동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감시하고 적발할 것인지 그리고 대리투표와 불법ㆍ탈법 선거운동을 어떻게 처벌하며 또한 그 투표의 유효성을 판단할 것인지가 불투명하다. 각종 선거사범에 대한 제재 방법과 수단도 현재는 마련된 것이 없다.

셋째, 재외국민에게 발송되는 것은 선거안내문과 우편투표 용지뿐으로 선거후보자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공관 게시판에 선거후보자를 게시하거나 인터넷으로 안내한다고 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유권자가 후보자에 대해 충분히 사전 정보를 숙지한 후에 투표하기가 어렵다.

넷째, 현실적으로 선거인 접수와 등록이 부실하게 이루어지면 정부의 선거 준비 부실로 인한 기회 균등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번 국정감사에서 재외국민등록부에 기재된 123만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주민등록번호가 틀린 사례가 약 38.7%인 47만6000명이고 중복 등록된 경우도 10만1000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현재 공직선거법 제218조 5에 의하면 외국에서 투표하려는 선거권자는 선거일 전 150일 전부터 선거일 전 60일까지 공관을 직접 방문하여 재외선거인 등록을 하여야 하고 관련 증빙서류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재외선거인 등록 절차가 사실상 생업이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복잡한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저조한 투표율을 초래할 수 있으며 결국 재외국민 투표의 전체 대표성을 약화시키게 되어 개선이 필요하다.

여섯째, 현재 재외국민투표는 공직선거법상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에 한하여 해당되고 헌법 제72조의 개헌과 국가정책에 관한 투표는 인정하고 있지 않아 선거투표와 정책투표의 투표범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여기에 관한 것도 향후 국민투표법과 공직선거법의 동시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종합해 보면 재외국민 투표의 경우 그에 걸맞은 공정한 선거관리의 준비가 없이는 애초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해외 공관은 아직 선거관리업무를 해 본 경험이 없어 이에 대한 선거업무관리 능력 향상도 우선 필요할 것이다.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유관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심도있게 이 문제를 되짚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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